프란체스코 데무로-김동원, 이리나 룽구-손지혜 불꽃대결..10월 2~5일 예당 오페라극장서
  • 오페라로 만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떤 감동일까?

     

    국립오페라단은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적인 비극을 오페라화 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내달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 영화, 발레 등 다양한 예술로 선보여왔다. 구노의 음악적 영감으로 탄생한 오페라는 거장 엘라이저 모신스키가 연출을 맡고 영국 로열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작진이 합류했다. 국내에서 지난해 ‘돈카를로’를 통해 이름을 알린 모신스키는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전속 연출가로 30여년간 잉글리시내셔널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을 누비며 활동해왔다.

     

    그는 웅장한 스케일의 오페라를 한 폭의 거대한 그림처럼 펼쳐내는 탁월한 감각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권위 있는 영국 로렌스올리비에 오페라상을 3번이나 수상했다. 모신스키는 이번 오페라의 연출 개념을 ‘사랑은 아름다워(Love is Beautiful)’로 설정하고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건축과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바다빛 푸른색의 무대를 선보인다.

     

    화려한 무도회가 펼쳐지고 짙푸른 밤하늘 쏟아지는 별빛 아래 아름답고 순수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고백이 이어지는가 하면 돌연 긴장감 넘치는 결투 장면이 연출됐다가 어린 연인이 비극적인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한 순간도 눈을 땔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진다.

     

    모신스키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느낌에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사랑의 듀엣 4곡의 아름답고도 시적인 분위기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무대·의상 디자인은 뮤지컬 '라이온킹'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리처드 허드슨이, 지휘는 섬세하고 품격있는 음악적 해석의 마에스트로 줄리안 코바체프가 맡을 예정이다.

  • 지휘는 로맨틱 마에스트로 줄리안 코바체프가 맡았다. 그는 라스칼라극장, 베로나 아레나, 산카를로극장 등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올해부터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팔스타프’의 지휘를 맡아 섬세하고 품격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호평을 받았다.

     

    ▶ 로미오- 데무로 vs 김동원, 줄리엣 룽구 vs 손지혜 

     

  • 다섯 번의 애틋한 만남과 네 번의 아름다운 이중창으로 이번 작품을 이끌어갈 주인공은 유럽에서 온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김동원(로미오),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손지혜(줄리엣)가 불꽃 대결을 펼친다.

     

    테너 데무로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라 스칼라, 드레스덴, 로열 오페라아우스, 코벤트가든 등 세계 각국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2013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로 활약해 ‘최고의 로미오’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테너 김동원은 중앙대 성악과 출신으로 독일 칼스루에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수석졸업한 김동원은 비옷티콩쿨, 바르셀로나국제콩쿨 등 다수의 콩쿨에서 우승한 이후 독일 카셀국립극장, 프라이부르크 극장에서 활약했으며 ‘프릿츠 분덜리히 이후 최고의 테너’라는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리릭 레제로 테너다.

     

  • 줄리엣 역을 맡은 이리나 룽구는 세계적인 콩쿨에서 우승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리골레토’ 질다 역으로 데뷔해 뉴욕타임스로부터 ‘최고의 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줄리엣 역에 더블캐스팅된 소프라노 손지혜는 서울대 성악과를 거쳐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유럽을 중심으로 차분히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럽 각 극장에서 ‘피가로의 결혼’ 수잔나, ‘사랑의 묘약’ 아디나, ‘라 트라비아타’ 비올레타 역으로 활약하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신예 소프라노로 각광받고 있다.

     

    ▶ 셰익스피어와 구노의 음악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많은 음악가들에게 작곡의 영감을 불어넣어 10편이 넘는 오페라와 수많은 관현악곡으로 재탄생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문학과 구노의 섬세하고 우아한 음악이 결합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젊은 시절 베를리오즈의 장대한 교향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아 반드시 이 작품을 오페라로 작곡하겠다는 뜻을 품었던 구노는 빅토르 위고의 번안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접한 이후 대본가 쥘 바르비에, 미셸 카레와 함께 작업에 착수, 50세가 되던 1867년 세련되고 기품이 넘치는 선율과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작품을 완성했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이번 공연에 이어 11월 6~9일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텔로’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