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 한숨소리 커지지만 당국 뾰족한 대책없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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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영향으로 본격화한 엔화 약세기가 만 2년을 지나 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메이저 금융사들은 엔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재정환율)이 향후 1년 안에 800원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엔저가 지속된다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한숨도 늘어간다. 

◇세계 금융권 "엔저 지속 당분간 지속"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 '더 뱅커(The Banker)'지 선정 세계 30대(자기자본 기준) 은행 가운데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을 9월 중 동시에 전망한 투자은행이나 상업은행 8곳의 내년 3분기 중 원·엔 재정환율 예측치 평균은 100엔당 887원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소시에테제너럴, 로이즈 등 3곳은 앞으로 1년 간은 900원대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BNP 파리바는 1년 안에 100엔당 786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가 내년 3분기 중 원·달러 환율로 100엔당 873원을 제시한 것을 비롯해 ING(894원), 씨티(898원), JP모간(882원) 등 4곳은 800원 후반대로 하락할 것을 예상했다.

이들 8곳의 메이저 금융사들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강세, 약세, 보합 등 다소 엇갈린 전망을 했지만 엔.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모두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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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영향으로 약세를 보일 수도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의 유입세 등 변수에 따라서는 강세 기조를 이어갈 수도 있어 전망이 엇갈린다. 

    엔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원-엔 재정환율은 원-달러, 엔-달러 환율을 환산해 간접적으로 계산한다. 원-엔 외환 시장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엔저에 지속에 대해선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일본 기업들은 같은 제품을 같은 달러 가격에 팔아도, 환차익으로만 수익이 20% 이상 저절로 늘었다.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인 수출 단가 인하에 나설 경우,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게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5% 추가로 하락할 경우, 우리 수출은 1.14% 줄고, 경제성장률은 0.27%p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 가운데 서로 겹치는 품목은 절반이 넘는 품목이 무려 55개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를 낮춰,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서 엔저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녹찮다.

    원화는 국제통화가 아니어서 금리인하가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부채 증가 등 부작용만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