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원화결제 긍정"…수입처 다변화 선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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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저(円低)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진출한 일본 브랜드들이 수입처 다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독일차가 독식 중인 수입차 시장에 일본차가 약진의 고삐를 죌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08년 전성기를 구가했던 원‧엔 환율 환경(970원대)에 근접하면서 일본차가 전열을 가다듬을 채비다. 내년 최대 870원대 하락 전망까지 나오면서 엔고(円高)시절의 미국산 수입 전략에서 다시 일본산 모델로 선회해 가격경쟁력을 노려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3인방은 2008년 수입시장 점유율이 36%에 달하며 독일차와 여유있는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 현상’의 후폭풍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반토막 났고, 올해 1분기 12%선까지 밀려났다.

    해법은 소리없이 급락중인 엔저효과를 업고 가격경쟁력을 높인 전성기 에이스들의 귀환이다. 현재 캠리 어코드 알티마 등 주력 모델이 일본산이 아니라 미국산 모델을 전략적으로 들여오고 있지만, 원‧엔 환율이 10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경우 일본산이 마진에서 합리적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본차가 유럽 브랜드를 압박하며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원화로 본사 정산을 하는 회사는 한국닛산이 유일하다. 한국토요타와 혼다코리아는 미국산을 들여오면서 달러 결제로 정산 방식을 변경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달러 정산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현재까지 엔저 현상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라며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100엔당 900원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수입처 다변화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업체들이 보통 2~3년을 내다보고 신차 수입전략을 짜기 때문에 지금 당장 브랜드별 사업계획을 급선회 할 수는 없지만, 조심스럽게 검토는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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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닛산은 수익구조 개선에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환율 안정세가 이어지면 경쟁력 있는 제품 도입 기회가 확대되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도 이득"이라며  "일본 본사 수출 환경도 보다 융통성을 갖게 돼 환차익에 따른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국토요타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렉서스 브랜드를 일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볼륨 브랜드인 토요타가 캠리 라브4 시에나 벤자 등을 전량 미국산을 수입중이라 전략 전환은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경쟁 메이커대비 합리적인 가격은 분명 유리한 입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미 올 초부터 라브4 등의 차량가격을 큰폭으로 인하해오고 있기 때문에 엔저에 따른 추가인하나 수입처 변화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본산인 렉서스 모델의 경우 가격인하 검토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올들어 일본차들은 친환경차와 디젤 모델을 앞세워 점차 약진중이다. 유럽 디젤차에 맞서 하이브리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렉서스와 토요타를 비롯해 Q50 디젤로 돌풍을 일으키고 닛산도 순조로운 판매증가를 이어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성기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엔저 급락은 일본 브랜드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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