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신기술과 세계 경쟁차가 한 곳에기술도 배우고 재미도 즐기는 '체험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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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그룹 기술연구소. 가로 100m, 세로 180m의 잔디밭에 100대에 달하는 자동차들이 저마다의 맵시를 뽐내며 진열해 있었다.

     

    진열된 차량은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K9, 에쿠스에서부터 경소형차 i20, i10, 모닝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현대·기아차뿐이 아니었다.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벤츠, 도요타, 폭스바겐, 혼다, 르노 등의 로고를 단 타사 차량도 상당수였다.

     

    특히 국내 출시 예정인 닛산의 캐시카이와 오는 23일 출시될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이날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이들 차량들은 현대·기아차가 18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2014 R&D(연구개발)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이번 행사는 협력사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알리고 서로간 교류를 돕는 'R&D 협력사 테크 데이'와 세계 각국의 완성차를 전시하는 'R&D모터쇼' 등 크게 2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R&D모터쇼는 200여개 팀으로 나눠져 있는 현대차 기술연구원들이 부서간 기술 공유를 위해 2005년부터 시작했다. 이후 '협력사들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이듬해인 2006년부터 협력사와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R&D모터쇼를 위해 자사 차량 42대와 국내외 경쟁업체 차량 54대 등 총 96대를 전시했다. 자사 차량 가운데 일부는 반으로 잘라 놓기도 했다. 내부 설계나 구조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R&D모터쇼'가 '동반성장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만큼 현대차가 가진 기술력을 외부에 공개한 것이다.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전문가들은 절단된 차량만 봐도 접목된 기술을 모두 알 수 있어 감히 공개하기는 쉽지가 않다"며 "이같이 공개하는 것은 기술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호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차량분석팀장은 "차체골격(BIW)을 보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차량을 절개해 놨다"며 "이를 통해 자동차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이해의 장', '체험의 장'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모터쇼에선 최근 자동차업계이 흐름을 반영해 친환경차와 연비 관련 기술 전시를 강화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전기차 쏘울EV, 투싼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3대 차종을 절개한 후 각각 해당 차량의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세타2 개선 2.4 GDI 엔진, R-2.2 유로6 디젤엔진, 탄소섬유 차체 프레임 등 환경친화적으로 개발된 제품도 전시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더 많은 협력사들이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을 통해 신기술 개발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했으면 좋겠다"며 "협력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모터쇼 기간 중엔 'R&D 협력사 테크데이'도 함께 진행된다. 'R&D 협력사 테크데이'에선 36개의 1·2차 협력사가 섀시(자동차의 기본을 이루는 차대), 의장, 차체, 전자, 파워트레인, 환경차 등의 분야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 신기술 17건 등 모두 47건의 신기술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