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원정등록' 여전…"
올해만 3만대 꼼수 등록"

올해 신규 등록된 전체 수입차의 절반 가량이 상대적으로 공채 매입률이 낮은 지역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계열사를 비롯한 일부 리스사들이 공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용 본거지와 관계없는 지역에 차량을 등록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수입차들은 부산과 대구·인천·경남·제주 등 5곳에 총 6만8176대가 새롭게 등록됐다. 이는 올해 전체 수입차 등록 대수 14만5844대의 46.8%에 해당한다.

국내 전체 누적 차량 대수에서 이들 5개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27%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등록 대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실제 롤스로이스의 경우 올해 9월말까지 서울에서 등록된 차량은 전무하지만 인천에선 24대가 등록됐다. 아우디도 서울은 3647대가 등록됐지만 인천은 6937대에 달했다. BMW도 인천(6271대)이 서울(5214대)보다 1000대 이상 등록대수가 많다.

실제 이들 5개 지역이 운전자가 새 차를 살 때 구입해야 하는 공채 매입률(차 값 중 공채를 사야 하는 비율)이 낮다. 배기량 1600∼2000cc 미만의 차량을 등록할 경우 서울의 공채 매입률은 12%다. 반면 5개 지역은 4%, 나머지 지역은 8%가 적용된다.

지역별로 공채매입비율이 다른 이유는 지난 2010년부터 법인 혹은 개인사업자가 본사 주소지가 아닌 사용 본거지에서 차량을 등록할 수 있는 전국 무관할 등록제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서울에 본점을 둔 일부 리스회사들이 지방에 허위사업장을 차리고 자동차 사용본거지로 위장 신고해 취득세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자동차 등록 추세대로라면 5개 지역의 올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9000여대로 예상되지만 현재 약 2만9000대 가량이 더 등록됐다"면서 "이들은 위장전입 차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이 지방 등록이 많은 이유는 판매 방식이 대부분 리스인 점도 관계가 깊다. 리스의 경우 차량 소유권이 리스사에 있고 취득세 납부, 공채 매입 등 모든 등록을 리스업체가 담당한다. 국내 벤츠와 BMW는 전체 판매에서 리스나 할부 이용 비율이 약 70%에 달한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고액의 리스료를 받는 수입차 계열 캐피털 업체들이 자신들이 부담하는 등록 비용은 꼼수를 써서라도 아끼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일반 차량 고객만 손해를 보는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2011년 이후부터 서울에 본점을 뒀지만 지방을 본거지로 신고한 리스업체들을 조사해 취득세를 추가로 징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