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EO∙임직원 책 나눔 바자회 '북(BOOK)적이다' 개최CEO 31명 709권 기증, 임직원 1만 7천여 권 기증삼성 CEO 23명의 후배 삼성인을 위해 '내 인생을 바꾼 책’ 경매·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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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 최고경영자(CEO) 31명이 도서 바자회에 700여권의 책을 기증한다.

    삼성그룹은 오는 24일 삼성 서초사옥 딜라이트 광장에서 ‘삼성인 책 나눔 바자회 북(BOOK)적이다'를 열고 CEO 추천책 경매, 창의와 도전에 대한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2주간 전국 삼성 사업장에서 진행된 책 기증 행사를 통해 총 1만7000권의 책이 모였다. 각 분야 전문서적부터 경제서, 자기계발서, 인문학 서적, 소설, 동화책까지 다양한 분야가 망라됐다.  

    삼성 CEO들은 자신들의 경영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 도서 709권을 기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전동수 삼성SDS 사장, 박상진 삼성SDI 사장 등 관계사 CEO 31명이 기증에 동참했다. 그중 23명의 CEO는 ‘후배 삼성인에게 추천하는 내 인생을 바꾼 책'을 꼽아 자필 추천사를 적어 기증했으며 이 책들은 특별 경매에 부쳐진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구본형 著'를 추천했다.

    그는 2001년 삼성전자 근무 시절 이 책을 읽었다며 “직장인으로서 앞이 불투명했던 시점에 일종의 인생지침서이자 조직관리자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바이블 같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마케팅에 관한 책이지만 어떤 조직에 근무하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홍성태 著'를 추천했다.

    조남성 삼성SDI (소재부문) 사장은 “열정이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읽는 책”이라며 파탄 직전의 에도막부를 살려낸 일본 지도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불씨/ 도몬 후유지 著'를 추천했다.  

    프로야구 4연패, 프로배구 8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과 삼성화재 블루팡스 신치용 감독도 책 기증에 동참했다. 두 감독은 자신의 리더십 철학을 담은 책으로 각각 '리더와 보스/ 홍사중 著'와 '체 게바라 평전/ 장코르미에 著'를 추천했다. 

    이 밖에도 삼성토탈 손석원 사장은 '삼국지연의/나관중 著', 삼성정밀화학 성인희 대표 '프레임/최인철', 삼성에스원 윤진혁 사장 'WE 프로젝트/주디스 E. 글레이저 著',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천국의 기술/A.J. 크로닌 著, 땅콩박사/엘리오트 著', 삼성종합화학 정유성 사장 '우송 김태길 전집/김태길 著',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제임스 E. 매클렐란 3세 著', 삼성중공업 박대영 '감사의 힘/데보라 노빌 著' 등을 각각 추천도서로 꼽았다.

    삼성 CEO 기증도서는 24일 바자회 현장에 전시·판매되며 CEO의 친필 사인과 추천사가 적힌 도서는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구매가를 적어내는 경매 방식으로 판매된다. CEO 경매를 비롯한 바자회 수익금은 책을 읽고 싶어도 읽기 힘든 난독증 환자와 고령자들을 위한 서초구립 반포도서관 '큰 글자 책 서가' 조성 사업에 쓰인다.  

    오후 5시부터 창의와 도전을 테마로 한 특별강연도 진행된다. 종교학도에서 영화부 기자로, 다시 작가와 방송인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온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변화를 꿈꾸는가, ‘책’에 도전하라'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수준 높은 작품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초의 인터넷 연재 소설 '촐라체'를 쓰는 등 격식을 파괴하는 행보를 이어온 박범신 소설가는 '모든 답은 ‘책’으로부터 나온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진행은 이지애 전 KBS 아나운서가 맡는다.

    ※ 큰 글자 책은 활자가 일반 서적보다 2~3배 큰 책으로 난독증 환자나 고령자들을 위한 특수서적. 일반도서보다 제작비가 높아 책을 구하기 어렵고(국내 출판 시장의 2%) 가격도 높다. 서초구립 반포도서관을 비롯한 공공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이 큰 글자책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내에 별도의 ‘큰 글자 책 서가’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