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부실 투자 논란
  • ▲ 한국거래소 ⓒ 뉴데일리 DB
    ▲ 한국거래소 ⓒ 뉴데일리 DB


    한국거래소가 라오스거래소(LSX)를 투자하기 위해 제출한 사전 타당성 보고서가 캄보디아 관련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표절한 보고서를 토대로 라오스에 투자했지만 적자 폭은 해마다 늘고 있어 부실 투자 의혹은 물론 도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3월 작성된 '라오스 증시 설립을 위한 현지 조사 보고서'는 외부 위탁 용역보고서인 '캄보디아 증시 설립 용역보고서'의 후반부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했다.

보고서의 후반부에는 투자자보호제도 도입, 주식공급 및 수요 활성화, 회사채 시장 및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규 의원은 "라오스 보고서의 71쪽부터 끝(90쪽)까지 내용을 보면 캄보디아 보고서를 그대로 복사하고서 '캄보디아'라는 단어를 '라오스'로 바꾸기만 했다"며 "라오스 보고서 끝에 두 단락 정도만 첨부된 것을 제외하면 복사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보고서는 외부 용역으로 작성돼 라오스 보고서보다 앞선 2007년 7월20일에 나왔고, 라오스 보고서는 증권선물거래소(現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가 작성했다.

경영지원본부는 보고서 앞부분에 있는 라오스 산업경제와 정치외교 개황 역시 라오스 대사관의 자료를 그대로 긁어 붙였다.

라오스의 사전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위해서는 항공료, 체재비 등 1700여만원이 투입됐다.

거래소는 2011년 라오스에 한국형 증권시장의 인프라 수출을 추진하면서 1200만달러(135억원)를 투자했다. 

한국거래소와 합작으로 만들어진 라오스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국영전력회사(EDL-Gen)와 국영상업은행(BCEL), LWPC컨벤션 등 3개사뿐이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라오스거래소의 지분을 49% 확보하고는 있지만 거래수수료 등을 통한 수익은커녕 2011년 4억9000만원, 2012년 12억4000만원, 2013년 12억8000만원의 적자를 봤다.

이 의원은 "한국거래소는 위조 수준의 보고서를 근거로 해외 투자를 해 대규모 손실을 봤다"며 "앞으로 거래소의 해외 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올해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