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커지면서 저성장 기조 장기화 봉착 적절한 대응 못할땐 성장 하락·활력 침체 악순화 심화 우려 전문가 "규제 혁신 이루려면 이해집단 등과 싸워야" "융합 통해 새로운 제품·서비스 창출도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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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시대다. '뉴 노멀'은 극심한 저성장과 저소비, 저금리 등이 고착화돼 새로운 표준이 된 상황을 지칭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0년 5.2%를 정점으로 2011년 4.0%, 2012년 3.2%, 지난해 3.2%로 떨어졌다. 올해도 3% 전후에 그칠 전망이다.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 '뉴 노멀'의 종식을 선언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뉴 노멀' 시대를 끝내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와 낮은 소비율 등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뉴 노멀'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 '뉴 노멀 시대' 종식은 규제 개혁으로부터

    '뉴 노멀'은 '악순환의 고리'다.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기업들은 성과 하락, 역량 잠식, 활력 침체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하루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뉴 노멀'의 종식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구전이 필요한 저성장기엔 조직의 체질과 역량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기업들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 정책도 뒷받침 돼야 한다"며 정부가 '뉴 노멀 시대 탈출구 찾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 첫번째로 '규제 개혁'을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 김현종 실장은 "우리나라 경제는 예전엔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빨리 빨리 돌아가다가 금융위기 이후 느슨하거나 잘 조여지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라며 " 성장이나 소비, 고용이 예전만큼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규제 개혁 등 제도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제도적인 경쟁력을 높여 우리 기업들이 좀 더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경제원 현진권 원장도 "현 경제 상황의 문제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며 "지금 정책은 단기적인 정치 효과만 볼 수 있는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 노멀' 시대를 종식시키고 성장으로 가기 위한 근본 방향은 '규제 개혁'이 답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규제 혁신'의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 그것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3월 박 대통령 주재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시작으로 규제 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찾아 폐지하고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하겠다는 것이 규제 개혁의 골자다.

     

     

  • ▲ 지난 9월6일 개최된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 지난 9월6일 개최된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 "규제 혁신 이루려면 이해집단 등과 싸워야"

    하지만 규제 혁신을 이뤄 내기 위해선 많은 이해집단, 노동조합 등과 정치적으로 싸워야 한다. 이를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 원장은 "싸우려면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데 그렇지도 못하다. 싸우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싸우지 않고서는 규제 혁식을 이루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월10일 타결된 한·중FTA 등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경제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것도 저성장 기조를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 기업 역시 관세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는 만큼 혁신과 자구 노력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전제가 달린다. 한국경제연구원 김현종 실장은 "관세가 완화되면 이전에 가격 이득을 보던 기업들이 어려워 질 수 있고 어떤 기업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안주하지 말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 ▲ 지난 9월6일 개최된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 "융합 통해 새로운 제품·서비스 창출해야"

    또 "기업 투자도 기존의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투자 패턴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융합이 답이다. 융합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해 내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서슬 퍼른 칼날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자칫 비끗해 골든타임을 놓쳐 버리면 우리 경제는 장기 침체라는 암흑의 긴 터널로 들어설 수 있다. '규제 개혁', '경제 영토 확장', '융합' 등을 통해 '뉴 노멀' 시대를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