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 주 평균 거래 금액 약 1억 원...투자자 '관망'
  • 한국거래소가 야심차에 내놓은 상장지수증권(ETN)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첫 날 이후 거래량은 소폭 증가했지만 상품 파악이 어렵고 각 증권사 별 홍보 효과가 미미한 탓에 여전히 거래가 부진한 모양새다.

  • ▲ ETN 상장 후 5거래일 총 거래금액ⓒ 한국거래소
    ▲ ETN 상장 후 5거래일 총 거래금액ⓒ 한국거래소


◇ETN 시장 일주일 총 거래량 5억 원…시장 안착 '시간 필요'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거래소에 첫 상장된 ETN의 5거래일 간 총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5억3500만원과 4만6765증권이었다. 첫 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1억1144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첫 날이었던 17일 총 거래대금은 6553만5400원, 거래량은 6238증권에 그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총 거래대금이 1억4100만원으로 늘고 거래량도 9763증권으로 증가하는 등 첫 날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했지만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ETN 상장 첫 날에 비해 꾸준히 거래량이 늘고 있으나 아직 큰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현재 거래소와 증권사가 설정한 ETN 최소 발행금액이 각각 200억 원, 500억 원인데 향후 이 금액이 늘어날 경우 시장의 반응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TN 시장의 거래 부진을 두고 일반 투자자들이 종목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ETN보다 먼저 도입된 합성ETF 시장 종목의 경우 선진국하이일드, 미국리츠, 전세계지수 등 종목명만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었지만 ETN 초기 상품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시장 지수에 환율, 롱숏, 합성전략이 가미된 종목이 주를 이루는 만큼 투자자가 접근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합성ETF의 경우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ETN은 투자자들이 종목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현재 여러 증권사에서 ETN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고 일반 투자자 대상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며 "ETN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소액 투자로 전략을 추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 부진 속 '배당형 상품' 인기…고변동성 대형주 투자자도 '관심'↑

ETN 시장의 거래는 부진했지만 배당형 ETN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연말 배당시즌이 임박했고 저금리 환경으로 고배당 테마가 형성된 시장 상황이 반영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 ▲ 배당형·고변동성 대형주 ETN 거래량 추이
    ▲ 배당형·고변동성 대형주 ETN 거래량 추이


  • 17일 ETN 상장 후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인 상품은 '삼성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ETN'이었다. 5거래일 내내 2500주 이상의 거래가 체결됐고 총 거래금액은  약 1억4400만원으로 10개 종목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삼성 Perfex유럽 고배당주식ETN은 유럽 17개국에 상장된 고배당 주 25개 종목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유럽 고배당 주식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5거래일 동안 꾸준한 거래량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내놓은 'octo Big Vol ETN'의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5거래일 기준으로 총 7602주가 거래되며 ETN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상장 4일 후인 20일에는 삼성 Perfex유럽 고배당 주식ETN보다 1411증권이 많은 3994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KRX 시가총액 상위 3% 이내 종목 가운데 6개월 동안 변동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문성제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운용팀 과장은 "Big Vol은 트레이딩 형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단기매매 위주로 보는 편"이라며 "구성비수가 SK하이닉스 30%, 네이버 25%등으로 돼있어 이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한 뒤 올랐을 때 매매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으로 접근할 수도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