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방송법 따른 합산규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유료방송계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 제공하며 가입자 모으기 논란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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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KT IPTV의 KT스카이라이프 소유겸영에 따른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법안을 추진하면서 KT를 향한 유료방송 업계의 날선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합산규제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를 KT와 특수관계로 묶어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분의 1 이상을 넘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IPTV는 3분의 1 점유율 규제를 받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전국 사업자인 위성방송이기 때문에 이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KT IPTV가 KT스카이라이프의 결합 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내놓고 점유율 규제를 피하고 있어 논란이 돼왔다.지난 8월 기준으로 전체 유료방송가입자는 2684만명이며 이 중 KT IPTV는 548만명, 스카이라이프가 425만명으로 이 중 OTS 가입자는 233만명이다. OTS 중복가입자를 제외하면 KT 그룹의 점유율은 28%에 육박하는 상황이다.문제는 KT동부산지사에서 부산 거제동 일부 아파트에 OTS를 6600원에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가 업계에 알려지면서 불거졌다.3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최근 KT동부산지사는 부산 거제동 일부 아파트에 OTS 디지털위성방송 공동 수신설비(MATV)를 설치·운용하는 방식으로 187개 채널의 디지털 유료방송을 월6600원에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지사장 명의로 발송했다.KT스카이라이프 서비스센터에 따르면 3년 약정을 기준으로 187개 채널을 볼 수 있는 이코노미 상품을 계약한다고 가정하면 매달 내는 비용은 총 3만6300원으로 셋톱박스 및 방송이용료가 1만4300원, KT인터넷 사용료가 2만2000원이다.KT가 제시한 6600원은 인터넷 사용료를 제외하고 아파트 단지에 공동수신기를 설치해 여러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제시된 가격이지만, 187개 채널을 볼 수 있는 똑같은 방송이용료 대비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또한 KT는 가정에 여러대의 TV가 있더라도 같은 가격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건을 추가했다. 한 가정에 TV가 여러대 있는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방송을 이용할 수 있는데 추가비용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이에 타 유료방송 업계는 KT의 이러한 가격 정책에 대해 '가격 덤핑 판매'라 지적하며 불만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KT가 1/3의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을 우선 넘긴 후 합산규제 도입에 대해 '이미 가입한 이들을 강제로 해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방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이러한 업계의 의혹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저가 경쟁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비단 자사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유료방송 업계의 문제라는 것이다.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가격 할인 조건은 케이블TV나 IPTV 업계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면서 "아파트 등 다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 할 때 가격을 싸게 해주는 것은 어디서나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는 "같은 지역에서 서비스하는 케이블 방송의 경우 5500원에 판매하고 있고 또다른 권역에서는 일부 케이블 채널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까지 가입자를 늘리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한편, 합산규제법안은 정기국회 기간 동안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논의를 통과해야지 주효하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때문에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이번 법안이 기간 내에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임시국회가 열려 논의된다면 연내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