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20개社 비정규직 비율 평균 17.18%→18.85%


  • 국내 상위 증권사 20곳이 올 들어서만 30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효율화 등을 내세워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했거나, 비정규직 감소폭이 정규직에 비해 미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상위 20개 증권사(12월 결산 기준)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에 종사하는 직원 수는 지난해 말 3만2583명에서 2만9447명으로 줄면서 3136명의 증권맨들이 여의도를 떠났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 수도 5569명에서 5550명으로 19명 감원됐지만, 정규직에 비해 감소폭이 미미한 탓에 그 비율은 오히려 17.18%에서 18.85%로 1.66%p 상승했다.

    가장 크게 감원된 곳은 동양사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으로, 올 들어서만 전체 임직원의 31%에 해당하는 739명의 식구를 떠나 보냈다. 이 기간 비정규직 수는 109명에서 88명으로 줄었지만, 역시 정규직에 비해 감소폭이 미미해 전체 직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4.58%에서 5.36% 늘었다.

    HMC투자증권은 전체 임직원의 22.7%에 달하는 212명을 감원해 그 뒤를 이었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비정규직을 지난해보다 68명을 더 채용하면서 전체 임직원대비 31.72%가 비정규직에 해당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4.48%p 증가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몸집을 19.33%(407명) 줄였다. 비정규직도 작년 말 266명에서 올 3분기 225명으로 41명 감소했지만, 비정규직 비율은 12.64%에서 113.25%로 소폭 올랐다.

    삼성증권은 17.47%에 해당하는 478명의 직원을 감축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 또한 비정규직을 28명 가량 줄였지만 비율은 0.17%p 늘어난 6.82%를 기록했다.

    올 연말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하게 되는 NH농협증권은 13.76% 규모(120명)의 인원을 감축하면서 구조조정 규모 5위를 차지했다.

    NH농협증권은 합병을 앞두고 올 상반기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를 전원 계약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통상적으로 본사에 신입으로 입사한 정규직과 외부에서 스카우트한 계약직이 혼재해 있지만, NH농협증권은 정규직마저 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덕분에 NH농협증권의 비정규직 수는 184명에서 261명으로 증가해 비정규직 비율이 34.71%(17.22%p↑)에 달했다.

    이 밖에 현대증권은 최근 영업적자에 시달리면서 4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 정규직 부장 7년차부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덕분에 전체 직원 수는 11.64%(296명) 줄어든 반면에 비정규직 비율은 6.61%(168명)에서 12.06%(271명) 늘었다.

    한편 전체 임직원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TB투자증권(66.46%, 216명)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메리츠종금증권(64.12%, 620명), NH농협증권(34.71%,, 261명), 유진투자증권(32.18%, 224명), HMC투자증권(31.72%, 229명), 키움증권(29.03%, 144명), 동부증권(27.07%, 252명) 등의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에 미래에셋증권(3.65%, 64명), 유안타증권(5.36%, 88명), 삼성증권(6.82%, 154명), 한화투자증권(7.24%, 82명) 등은 하위권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