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이광구 내정… 이변 없었다

"반전 없는 결말…관치논란 재현되나"개인영업 전문가로 인정받지만… '채널갈등' 발생 우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5일 오후 행장후보군 3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이 부행장을 차기 행장 최종후보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오는 9일 열리는 임시이사회를 거쳐, 30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날 행추위 면접에는 이광구 부행장,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 부행장이 참석했다. 심층면접은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극비리에 진행됐다. 면접에 응한 은행장 후보들조차 당일 오전이 돼서야 장소를 통보받았다.

이 내정자는 주주총회가 끝난 후 3년간 우리은행장 직을 맡게 된다. 단, 우리은행 매각 시점에 따라 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 내정자는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하면서 우리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홍콩 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수석부행장까지 올랐다.

개인영업전략부장과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거친 그는 조직 내에서 개인영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서금회(서강금융인회) 논란 탓에 안정적인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서금회 멤버로 알려진 그는 최근 청와대의 지지를 받아 차기 행장에 내정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런 탓에 내부 출신 인사임에도 노조와 금융권의 반대 여론에 부딪힌 상황이다.

실제로 이 날 오전 우리은행 노조는 “관치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며 금융위원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도 “이 내정자가 ‘당첨자’로 정해져 있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비밀”이라며 “행추위는 거수기, 다른 후보들은 들러리 역할 밖에 못했다”고 귀띔했다.

이 내정자도 이를 의식, 일체 언론의 접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에서 KB금융과 같은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관치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노사갈등,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들 사이의 채널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광구 내정자 역시 관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우며, 이순우 현 행장과 이 내정자가 모두 옛 상업은행 출신인 탓에,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내정자는 앞으로 우리은행 민영화, 은행 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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