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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가 연충 최대 성수기인 겨울 정기세일에서 기대와 달리 저조한 실적으로 마감했다.
세일 초반 따뜻한 날씨와 올해 유독 유행했던 '블락프라이데이'해외 직구 열풍이 판매 부진을 이끌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백화점업계는 연말까지 부담감이 가중된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1일에서 지난 7일까지 진행한 겨울 정기세일 실적을 집계한 결과, 기존점 기준의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올해 새로 오픈한 롯데월드몰과 광명점·수원점 등을 포함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신장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1.4%, 신세계백화점은 2.4%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1.5% 신장에 머물렀다.
특히 패션·아웃도어의 신장률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백화점업계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막바지 3일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까지 동원했다.
현대무역센터점의 경우 '남성 방한 아우터 특집전'을 열고 갤럭시·캠브리지 등 10개 브랜드가 참여한 50억원 규모의 아우터와 재킷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으며, 롯데백화점은 본점·잠실점·에비뉴엘 월드타워점·부산본점에서 몽클레르·캐나다구스 등 9개 브랜드의 패딩이나 해외 모피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의 5∼7%에 해당하는 롯데 상품권을 증정했다. 신세계강남점은 질샌더·막스마라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코트나 패딩 등을 최대 80% 할인 판매했다.
하지만 행사 막바지에 대대적인 추가 프로모션의 기획에도 매출회복은 일어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여성패션이 2.6%, 남성패션은 3.9% 신장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여성의류 매출이 4.4% 늘었을 뿐이고 신세계백화점도 여성캐주얼은 0.9%, 아웃도어는 0.7% 신장에 머무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해외 패션 브랜드도 대거 할인 판매하는 시즌오프 행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진행했지만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오지 못했다"며 "12월은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할 정도여서, 다가올 크리스마스 기획전과 대형행사에 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실적 남은 20일, 마케팅 총력전
연말 대목을 놓친 백화점들은 남은 20여 일 동안 특별 기획전을 통해 매출회복세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일부터 전국 13개 점포에서 ′크리스마스 사은대축제′를 연다. 점포별로 골프·모피·영캐주얼 등 겨울 정기세일에서 부진했던 겨울상품을 중심으로 특가 기획전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4일까지 남성·여성·모피·아동·스포츠 등 전 장르에 걸친 아우터 할인전 '겨울패션 수퍼위크'를 진행한다. 이 기간 중 3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별로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한다. 롯데백화점도 12월중 점포별로 상품권 사은행사 등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백화점업계가 온라인 채널이 따라올 수 없는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해외 브랜드 단독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스페인 여성복 브랜드인 '빔바이롤라'를 내년 2월부터 독점 수입·판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012년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하면서 단독 판매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섬의 '타임 블랙라벨' 등은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인 '에르노'는 서울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만 매장을 열어 단독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 2월 프랑스 3대 구두 브랜드인 '피에르아르디'를 시작으로 '전지현 야상'이라 불리는 '미스터앤미세스퍼' 등 모두 7개의 단독 브랜드를 유치했다.
국내 백화점 판매액은 2012년 29조원에서 지난해 29조8000억원, 올해 10월까지는 23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업계의 이 같은 매출액 추이는 유통 환경과 소비자 구매성향 변화에 따라 점점고객이 온라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을 이끈다"며 "백화점업계는 유명 브랜드 독점 판매를 통해 경쟁사나 온라인몰 등에서는 찾을 수 없는 브랜드를 유치해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