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부터 '빨간불'...세월호 여파와 따뜻한날씨로 매출 급감
최악의 정체기…"내년엔 향후 업체간 매출실적 양분될 것"
  • ▲ ⓒ블랙야크
    ▲ ⓒ블랙야크

     

    올 한 해에는 아웃도어 시장이 경기침제의 지속과 불규칙한 날씨 여파로 극심한 매출부진을 겪으며 위협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00년 이 후 매년 20%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규모가 6조 4천억원으로 세계 2위를 자랑했지만, 올 들어 성장세가 꺾이며 업계에서 '사시사철 땡처리' 등 자구책으로 할인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아웃도어 시장은 올 상반기부터 빨간등이 켜졌을 만큼 심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비 심리 위축과 세월호 여파에 판매가 줄고, 여름마저 빨리 찾아와 큰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업계는 지난 5·6월부터 다운 재고의 조기 판매에 들어가면서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을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신상품과 재고를 돌아가며 판매를 했다. 하지만 가격인하 폭이 크고 할인이 잦다보니 소비자들도 가격구성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돼 매출 실적은 신통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한 '서핑아이템 특수'는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아웃도어 업계는 올여름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쿨링제품에 이어 물놀이 활동에 최적화된 서핑 아이템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그 중에서도 래쉬가드는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큰 인기를 얻으며 아웃도어 매출의 성장에 기여했고,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소비 트렌드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에 따라 내년도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7월부터 선판매를 진행한 라푸마를 비롯해 아웃도어 업체들은 예년보다 일찍 신상품 출시에 서둘렀고, 적기인 10월에는 관련 업체들이 주력상품인 '다운'을 내걸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상위 매출 빅5(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블랙야크·네파) 브랜드들도 프로모션을 통해 신상품을 시즌 초반부터 일제히 할인 판매하는 등 백화점 행사장에선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대대적인 판촉 활성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모 백화점의 전년 동월 대비 10월 매출은 -6.6%, 11월은 -4.1%로 나타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게 했다. 이대로라면, 성숙기에 접어들은 아웃도어 시장에서 향후 실적 변화가 뚜렷이 갈릴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실제로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판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이미 도산했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올해 이랜드에서 전개하던 영국 버그하우스가 사업을 정리한데 이어 지난달 스페인 브랜드 터누아를 취급해오던 라페스포츠가 부도를 냈다. 또 노티카 아웃도어를 전개하던 아마넥스도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휠라아웃도어도 시장점유율이 떨어져 사업을 축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웃도어 시장이 향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 후발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점차 역성장하고 있는 시장에서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왔던 것이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내실과 효율보다 철저히 '외형 확대'에 초점을 맞춘 곳이 많다.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며 활로를 모색하는 업체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브랜드 다각화에 따른 수익 확대 등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소비력 위축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015년 본격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짜는 곳은 영원무역·케이투코리아·블랙야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아웃도어업체들은 다운을 대체할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다운재킷의 단가를 좌우하는 다운 가격의 변동에 따라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운은 수분에 약하고 세심한 세탁과 관리가 필요해 보다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아웃도어 트렌드가 정점을 찍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비슷한 마케팅·디자인에 더 이상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며 "돌파구라면 성능보다는 소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노스페이가가 VX를, 컬럼비아가 옴니히트 인슐레이션, 밀레가 프리마로프, 코오롱스포츠가 쿱루스를 개발하는 등 아웃도어 업체들은 다운을 대체할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소재개발 경쟁은 갈수록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