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당초 1.1조원대 소송 규모에서 축소된 일시적 비용일 뿐"



  •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와 소송 취하가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수천억대 합의금에 대해서는 당초 1조 이상의 소송 규모에서 축소된 '일시적인 비용'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22일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금액은 올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기존 2014년 예상 영업이익(5.19조원)의 6% 수준에 불과해 일회성비용인 이번 이슈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도시바는 지난 3월13일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약 1.1조원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도쿄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2008년 샌디스크에서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직원이 NAND 기술을 유출해 제공한 것이 이번 소송의 원인이었다.

    SK하이닉스가 과거 램버스와는 달리 도시바와의 소송에 빠르게 합의한 것은 도시바와의 MRAM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소송 합의와 함께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 Imprint Lithography:NIL)' 기술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NIL은 저렴한 UV(Ultraviolet)를 광원으로 활용하고, 렌즈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ArF (불화아르곤) 이머전 또는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노광장비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어 향후 실적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이번 합의는 1.1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으로 진행 중인 소송의 불확실성 제거와 도시바와의 기술적 협력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합의로 수천억대 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주가에 부정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에 그치면서 장기적으로 기업 펀더멘털(성장 잠재력 및 기초 여건)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와의 소송 관련 일회성 비용 반영 예상되나, 말 그대로 일회성 비용"이라며 "그러나 소송 관련 일회성 비용 약 3070억원을 반영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1.77조원에서 1.46조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실적에 합의금을 반영하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세전이익은 1조2855억원으로 기존 KB투자증권의 예상치대비 19% 감소하는 수치"라며 "이런 수치들을 반영해 주가에는 악재가 분명하지만,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판단되며 주가는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하며 안정될 것"이라고 봤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당초 1조원 이상의 소송규모에서 약 3000억원 합의금으로 축소돼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합의가 원만하게 매듭지어진 점과 불확실성 해소라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도시바는 NAND만 제조하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위해서라도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이 절실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SK하이닉스의 이번 4분기 실적은 합의금 비용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실적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DRAM 산업의 제한적인 라인 증설과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 수요확대로 인해 DRAM 고정가는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또 아이폰6와 6플러스 등 애플 수요의 견조한 확대와 OEM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어서 이에 따른 4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