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45일 영업정지부터 단통법 시행까지 '다사다난(多事多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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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이통시장] 통신시장의 올 한해 동안 최고 이슈는 보조금 대란과 영업정지, 그리고 단통법이었다.새해 첫 달부터 시작된 보조금 대란에 이동통신 시장은 출렁였으며 그로 인해 유례 없는 45일 영업정지 철퇴를 맞기도 했다.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이룬 반면 이통시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될 뻔했던 제4이통 진입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계속된 보조금 대란으로 혼탁해진 이동통신 시장을 투명하게 정리하고자 시작된 단통법은 '이통사들만 배불린다'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최악의 영업정지 불러온 보조금 대란 = 올 한해는 첫 달부터 역대 최악의 대란이라는 오명이 붙은 123 대란으로 시작됐다. 123 대란은 1월 23일에 일어나 붙은 이름이다.또한 이날은 SK텔레콤이 간담회를 열고 50% 점유율 사수를 지켜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날이다.간담회에 참석한 한 임원은 “소모적 경쟁력이 아닌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서비스로 기본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면서 “고가의 단말기 출시로 사업자들이 보조금이라는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 문제인 만큼 단통법으로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그러나 SK텔레콤의 본원적 경쟁력을 내세우겠다는 선언이 무색할 만큼 고가 스마트폰인 G2, 갤럭시노트3 등이 10만원 대에 팔렸고 심지어 보조금이 없기로 유명한 아이폰5S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촉발로 인한 것으로 평가했으며 이날 번호이동 건수는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의 6배에 이르는 14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 9월 15만7000여 건 이후 최고 수치였다.바로 다음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3사 임원을 불러 보조금 과열 경쟁 자제를 촉구했지만 이러한 보조금 대란은 오래지 않아 다시 발생했다. 바로 211 대란이다.2월 11일에는 지난 123 대란 보다 더 큰 규모의 보조금이 시장에 뿌려졌다. 대개 스마트폰이 ‘공짜’가 되는 만큼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이번엔 되려 현금을 내주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아이폰5S, 갤럭시노트3 등은 10만원도 채 안되는 금액에 팔리는가 하면 공짜폰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이후 각 이통사들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고 상대를 비난하기 위해 비방전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점유율 50%가 무너지려 하자 이를 사수하기 위해 145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 800억원을 쏟아 부었다고 폭로했으며 SK텔레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변칙적인 방법으로 보조금 영업을 했다고 고발했다.때문에 이통3사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45일간의 영업정지라는 엄청난 처분을 받았다. 지난 연말 보조금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음에도 계속된 보조금 대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더불어 방통위는 123, 211 대란에 대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각각 7일과 14주의 영업정지 조치를 추가로 내렸다.◆품질 1등 자부하던 SK텔레콤에 '통신장애' 발생 = 3월 20일 저녁 6시부터 약 6시간 동안 SK텔레콤 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인 만큼 이날 불편을 겪은 이들의 불편은 어마어마 했다.때문에 이날은 일반인들부터 통신서비스를 가지고 영업을 하는 택배·택시기사에 사업적으로 중요한 약속이 있었던 사람들까지 엄청난 피해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또 SK텔레콤 이용자에게 연결이 안되자 KT,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은 본인의 통신사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다.결국 SK텔레콤은 바로 다음날, 하성민 사장이 나서 약관에 명시돼 있는 통신장애에 대한 보상 수준의 10배에 해당하는 정도로 보상하겠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그러나 통신장애로 영업에 큰 피해를 보게 된 일부 사업자들은 SK텔레콤의 통신장애 보상이 미흡하다며 불만을 토로, 집단 분쟁조정에 나서기도 했다.◆KT, 10년만에 점유율 30% 선 붕괴 = KT가 45일간의 영업정지로 인해 10년 동안 지켜왔던 시장점유율 30%가 붕괴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 13일 시작된 이통3사 순차 영업정지로 3월의 절반을 쉬었다.KT는 3월 한달 동안 KT는 약 5만2000여 명의 가입자를 잃어버렸고 이통시장에서 지켜온 30% 점유율 자존심이 무너졌다. 이에 KT 시장점유율은 30.04%에서 29.86%으로 떨어졌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50.42%,19.72%으로 집계됐다.◆통화 무제한에 이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 통화 무제한 시대를 넘어 데이터 무제한 시대가 열렸다. 45일간 영업정지 중 LG유플러스의 1차 영업정지 기간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었던 4월 2일,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이날 이상철 부회장은 간담회를 열고 월 8만원대 정액 요금제를 이용하면 음성·문자 무제한에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LTE8 무한대' 요금제를 선보였다.그리고 LG유플러스의 간담회가 한창인 중간에 SK텔레콤 또한 자료를 통해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알렸고 이날 저녁이 다 돼서야 KT 역시 무제한 요금제를 급하게 내놨다.◆3배빠른 LTE 시대 열려 = 지난 7월 이통3사는 LTE 보다 3배빠른 최고 225Mbps 속도의 광대역LTE-A 시대를 열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전국 85개 모든 시와 전국 78개 군 내 읍·면 주요 지역 등에서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1GB 용량을 37초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당시 이통3사는 서로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했다고 주장하며 자사가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미래부에서 발표한 이통3사의 무선 기지국 규모로 '과다 마케팅'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SK텔레콤의 경우 광대역LTE-A를 시작하며 21만 기지국을 자랑했지만 미래부에서 확인된 숫자는 이보다 3만7000여개 적었다. 다음으로 LG유플러스가 14만6524개로 뒤를 이었으며 KT가 10만7097개로 가장 적었다.KT는 지속적으로 10만 광대역 기지국을 강조하면서 '빈틈없이 촘촘한 광대역LTE-A'를 홍보해온 반면 광대역LTE-A 기지국 수는 이통3사 중 가장 적은 결과를 보이고 말았다. 그러나 KT는 "광대역LTE 기지국은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명했다.◆제4이동통신 진입 실패 = 새로운 LTE 기술방식(LTE TDD)을 통해 우리나라 4번째 이동통신 사업자를 꿈꾸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6번째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다.지난 7월 24일 미래부는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한 KMI가 재무건전성 미달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허가대상법인으로 선정되려면 미래부가 정한 심사 기준에 따라 100점 만점 기준 총점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KMI는 62.3점을 획득하는데 그쳐 결국 실패했다.미래부는 "재정적 능력에서 점수가 미달됐다"면서 "최대주주가 설립예정 법인이라는 점과 계약관계상 주요자본 원전인 해외자본 조달계획이 불확실 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떠오르는 알뜰폰 시장...이통3사 자회사로 진입 = 올 한해는 알뜰폰 성장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알뜰폰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알뜰폰은 이통3사의 주파수와 전산망을 빌려 이통3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말 248만5000여명 정도였던 알뜰폰 가입자는 올 초 목표인 500만에 육박했다.당초 인지도와 접근성이 약했던 알뜰폰은 지난해 우체국에서 수탁판매를 시작하면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통3사에 비해 30% 정도 저렴한 요금제와 우체국 판매망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그러나 지난 7월 초 KT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에 본격 발을 내딛었다. 대기업 사업자는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 밖에 없던 시장에 KT·LG유플러스가 각각 M모바일, 미디어로그라는 이름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입했다.이에 중소사업자가 대부분인 알뜰폰 시장에 대기업 자회사의 진입은 이통3사의 시장지배력이 전이 우려의 시각과 전체 시장 확대라는 두가지 시선이 교차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영향력이 크지 않아 이통3사를 합한 시장 점유율은 약 20% 수준이다.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연말까지 465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약 8%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내년 알뜰폰이 시장점유율 10%는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호갱 없앤다 '단통법' 시작 = 차별적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을 막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지난 10월부터 시작됐다.'보조금'이라는 명칭은 이통사 '지원금'으로 불렸고 모든 이통3사 대리점, 판매점에는 단말기, 요금제 별 지원금 규모가 공개됐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시행됐다.그러나 첫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 기대와 달리 지원금 규모가 너무 적었고 결국 10월 내내 시장은 얼어붙었다. 이동통신 유통 상인들은 '못살겠다'며 이통사 지원금 확대와 단통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고, 일반 국민들 역시 '누구를 위한 단통법인가', '이통사만 배불리는 법'이라며 성토하기 시작했다.결국 단통법은 시행 2달을 채우지 못하고 국회는 4건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단통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조건에 따른 차별적인 지원금을 허용하며 이통사 지원금과 제조사 장려금을 구분해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 등의 대안 마련에 나섰다.정부는 단통법이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 수가 늘고 단말기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받는 비율도 증가한 데다 이통3사와 제조사가 수 십여 종에 이르는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하는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하지만 출고가가 인하된 단말기들이 모두 주력모델이 아니라는 점, 최신 스마트폰을 보다 저렴하게 사려면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 등이 지적되면서 그 효과를 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단통법에도 최신 아이폰6 10만원...이통3사 결국 또 처벌 = 올 초 보조금 대란으로 시작했던 이통3사는 마무리도 아이폰6 대란으로 했다.여태까지 주파수 대역 문제로 SK텔레콤과 KT에서만 출시되던 아이폰이 LG유플러스에서도 출시됐고, 단통법으로 얼어붙은 시장에서 아이폰6의 반응은 뜨거웠다.그러다 마침내 아이폰6가 10만원 대로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일부 판매점에서 아이폰6에 불법 지원금을 지급했고 아이폰6 16GB는 10만원 대에 판매됐다.특이하게도 이번 아이폰6 대란은 여태까지 이통3사에서 일으킨 보조금 대란과 다른 방식으로 일어났다. 이통사에서 각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과도하게 올려 유통점에서 자체적으로 불법 지원금을 지급했다.단통법으로 이통사가 직접 불법 지원금을 주는 것이 아닌 교묘한 방법으로 유통점들을 이용해 불법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그러나 방통위는 이러한 사태를 만든 이통3사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 이통3사에 각각 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그리고 불법 지원금을 지급한 유통점에 처음으로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는 50~500만원으로 위반 정도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됐다.이처럼 올 한해 이통시장은 보조금 대란으로 시작했다 또 다시 보조금 대란에 대한 처벌로 마무리 했다.2015년에는 지금보다 더 빠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출시되고 그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 속에서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등에 관심을 보이며 신성장 동력을 찾기에 나서고 있다.게다가 SK텔레콤의 수장이 장동현 사장으로 바뀌고, KT 황창규 회장이 8000여 명의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새로운 이동통신 시장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