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임금피크제·직무도급화 등 이견 좁히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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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가 5년 만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졸업에 성공했으나, 곧바로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는 등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한 노사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24부터 25일까지 이틀간 각 조별로 2시간씩, 총 10시간의 출근집회 및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금호타이어 공장은 오전·오후·야간근무를 3교대하는 4개조(A·B·C·D)와 주간조를 포함 총 5개 조로 운영된다. 24일에는 B·C·D조와 주간조가, 25일 오전에는 A조가 각각 2시간씩의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광주, 곡성, 평택 등 전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에서 동시 진행한다.

    회사가 지난 2009년 12월 이후 5년 만에 힘겹게 워크아웃에서 탈출했음에도, 노조가 이같이 사측에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30차례 넘게 진행된 올 임단협 교섭에서 좀처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워크아웃 직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사정을 고려해 일체 임금인상 없이 일해 왔으나, 경영환경이 호전된 만큼 올해는 반드시 임금을 쟁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임금 9.6% 인상 △임금 삭감분(기본급 10%) 환원 △임금 반납분(기본급 5%, 상여금 200%) 환원 △성과급 650만원 지급 △조건 없는 만 60세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올해를 마지막으로 정년을 맞는 1957년생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해도 좋으니 당장에 회사가 정년을 보장해줄 것도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전 근로자를 대상으로 경쟁사와 동등한 조건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전제로만 정년연장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올 임단협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만 57세의 근로자는 올해를 끝으로 회사를 떠나야만 한다.

    사측은 지난 23일 열린 30차 본교섭에서 △격려금 200%(설 50%포함)+100만원 지급 △임금체계 개선과 반납분을 포함한 2015년 1월 1일자 일괄 15% 임금인상(이중 5%는 2014년 4월1일 기준 소급적용) △상여금 200% 환원(설·추석 각 100%, 2015년 1월1일 기준) △정년연장(만 60세) 및 임금피크제 시행 등 최종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사측은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인당 평균 2126만원 수준이며, 인상률로는 25.6%에 달한다"며 "회사는 동종업계 1위 기업인 경쟁사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고 회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명목상으로만 15.4% 임금을 인상한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호봉간 금액이 감소된 신규 임금체계'로 총인건비는 오히려 하락하게 된다"라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근로직무의 도급화와 관련해서도 큰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노사는 총 576개 직무에 관해 순차적으로 도급화하겠다고 협의한 바 있다. 지난해 말까지 총 500개 직무에 대한 도급계약이 완료됐으며, 사측은 올해 추가적으로 44개 직무를 도급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노조는 회사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만큼 더 이상의 도급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노사상생을 위해 약속한 내용이며 합의내용을 바탕으로 매년 진행해온 것이라 말하고 있다.

    사측은 "도급화는 2010년 워크아웃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노사 간 합의로 약속된 사항이므로, 도급화 직무는 대부분 핵심 업무와 관련이 없는 몰드 교체, 반제품 운반 등이며 이번 대상 직무는 반제품 운반"이라며 "도급화 한다고 감원이 되거나 정규직원이 도급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고, 매년 발생하는 정년 퇴사자의 직무에 해당 인원이 재배치돼, 해당 직무만 도급사로 넘어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오는 29일과 30일에도 각 조별 4시간씩의 경고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제31차 교섭 일정은 현재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시점에서 국내 동종업계 1위 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급여 지급 약속 및 이에 대한 시행은 경쟁사 실적을 따라잡기 위한 회사 의지의 피력이다"며 "이마저도 거부한 노조의 교섭 결렬 선언과 파업 돌입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회사의 진정성 있는 제시안에 대해 노조집행부와 사원들의 현명한 판단과 이해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또 "노조집행부의 파업행위와 관련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기준을 적용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엄정히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0년 858%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290%까지 끌어내렸고, 신용등급 역시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상승시키는 등의 성과를 통해 지난 22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졸업을 통보 받았다. 또 해외법인 채권을 포함한 기존채권상환 역시 2년간 유예 받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