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잘 활용해야 선진국"…'거안사위' 자세 잊지 말아야전날 박 대통령 사표 수리는 '깜짝 발표'
  •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끔찍했다." 24일 퇴임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014년에 대한 소회를 한마디로 이렇게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식을 하고 해수부 기자실을 찾아 "올 한해 큰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여러모로 책임질 일이 많았음에도 수습을 잘하라는 엄명에 따라 오늘까지 장관직을 송구스럽게 수행해왔다"며 올 한해에 대한 생각을 이같이 정리했다.


    이 전 장관은 "책임에 합당한 처신을 위해 이제 장관직에서 물러나지만, 마음 한켠의 짐이 아직도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다"며 "세월호의 마지막 남은 실종자 아홉 분과 오룡호의 실종자들도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퇴임하지 말고 장관직을 계속 수행해달라는 의견을 따로 전달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오는 27일 일반인 희생자 영결식에 참석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알렸다.


    미뤄왔던 이발도 이날 이후 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이 전 장관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청사 국무회의에서 사표 수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해 박 대통령의 언급이 깜짝 발표였음을 전했다.


    이 전 장관은 후임 장관에 대해선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제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본연의 임무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앞서 퇴임사에서 "이제 (자신은) 뼛속까지 해양수산인"이라며 "어느 곳에 있든지 바다의 힘, 해수부에 대한 무한 사랑을 간직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역사에서 승자는 언제나 바다의 가치를 잘 알고, 활용을 잘했던 나라들이었다"며 "각종 선박의 안전 혁신대책, 식량·에너지·자원의 보고인 해양신산업과 남·북극의 개척, 수산 양식·가공업의 미래산업화 등 바다의 힘을 현실화해 선진 해양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데 더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 한해 우이산호, 세월호, 오룡호 사고를 겪으면서 바다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며 "거안사위(居安思危·편안할 때도 항상 위기에 대비하라)의 정신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순간도 잊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전 장관은 "세월호 사고 수습과정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주신 모든 분, 단장의 슬픔을 넘어서 수중수색 종료 결단을 내려주신 실종자 가족 여러분,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에게 고개 숙여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지역구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