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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3법 통과가 필요없다는 말은 아니다. 단 다수를 위해 선행돼야할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여야는 주택법(분양가 상한제 탄력적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초과이익 환수 3년 유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복수주택 분양) 등 '부동산 3법'을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뭔가 중요한 것은 빠진 느낌이다.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줄 수 있는 대안은 지지부진해서다. 실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전월세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에 그쳤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는'부동산3법 통과 합의'와 관련 참고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조합원 부담이 완화돼 사업을 촉진하고, 도심 내 주택공급과 거래활성화, 전세난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해 접근성이 우수한 도심에 물량이 활발하게 공급될 것"이라며 "민간 부분에서 사업이 개선되면 중장기적으로 전세난 완화로 연결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토부는 공급이 늘어나면 전셋값이 떨어진다는 논리"라며 "재개발·재건축으로 늘어나는 공급은 현재 전세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한의 공급은 증가하지만 전세난 해결에 도움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번 개정안은 다수가 아닌 소수를 위한 법안이다.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을 풀어야 경기가 활성화 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며 "당장 필요한 것은 전세난 해결이지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번 3법 통과로 최대 수혜지역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사업성이 확보된 재건축 단지는 강남에 몰려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 신규 공급이 증가해도 높은 전셋값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자가 몇이나 될까 의문스럽다.
어느 부동산 전문가는 "3법 통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지는 제한적"이라며 "일부 지역에서 효과가 발생된다고 전반적인 활성화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원 복수주택 분양을 3채까지 허용하는 법도 논란이 많다. 분명 조합원 입장에선 중대형 평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 분양을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 어찌보면 중소형 평형대 물량 증가로 전세난이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강남권의 높은 전셋값을 고려해 볼 때 비약적인 측면이 크다. 결국 재건축 단지는 투기꾼들의 집합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5년 수도권 전셋값은 5%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 거래도 계속 상승추세다. 지난달 수도권에서만 7만5446건이 거래돼 전년 동월 대비 7.5% 증가했다.
이 같이 치솟는 전셋값과 월세 전환으로 주거환경이 흔들리는 '전세 난민'을 위한 대안은 없었다. 결국 전세난민들은 더욱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있다"며 "앞으로 목표와 방향을 잡았으니 구체화 시킬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