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내 식당이 매출 주효...경쟁도 뜨거워져 식품 연관구매율 65% "고객 모으는데 필수적 상품군"
  • 백화점 매출이 올해 경기 불황과 해외 직접구매(직구), 온라인·모바일 쇼핑 등의 영향으로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은 반면 식품(식당 포함) 부문은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백화점 내 식품매장과 식당이 쇼핑보다 메인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외 유명 맛집과 식료품 매장을 유치하기 위한 백화점들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 판다익스프레스 매장 사진ⓒ롯데백화점
    ▲ 판다익스프레스 매장 사진ⓒ롯데백화점


    ◇ 전체 매출은 3%대 저성장…식품부문 최대 11% 늘어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기존점(올해 신규 지점 제외)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전체 지점(올해 신규 지점 포함)의 식품부문(식품매장·식당) 성장률은 10.9%로 집계됐다. 기존점 성장률(3.5%)의 약 3배일 뿐 아니라, 전체 지점 총 매출 성장률(7.3%)보다도 3.5%포인트(p)나 높은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식품부문 연간 성장률은  △2012년 18.7%  △ 2013년 13.5%  △ 2014년(11월까지) 10.9% 등으로 최근 수년동안 계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전체 매출 부진 속 식품부문 고성장'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식품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 2012년 10.5%  △ 2013년 11%  △2014년(11월까지) 11.2% 등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1월까지 기존점 매출(올해 신규 지점 없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가운데 식품 부문은 성장률이 9.1%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의 분기별 전체 및 식품부분 매출 증가율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 1분기 전체 3.8%·식품 10.9%  △ 2분기 전체 3.5%·식품 9.7%  △3분기 전체 3.7%·식품 12.3% 등으로, 식품 부문 성장률이 전체의 약 3배 수준이다. 


    ◇ 백화점 식품매장 월 2억~5억원 매출 속출…고객 모시기 집중

    이처럼 식품 부문의 매출 신장과 집객 효과가 뚜렷해지면서 백화점들은 국내외 맛집 모시기에 열을 올리게 됐고, 실제 성공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말 서울 중구 본점 지하 1층에 미국 최대 중국음식 프랜차이즈 '판다익스프레스'를 유치했다. 정통 볶음 중국요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점심시간에는 긴 줄을 서야 맛볼 수 있을 정도다. 이 매장 하나의 지난 3개월간 누적 매출은 무려 7억원. 월평균 매출이 2억원이 훌쩍 넘어섰다.

    앞서 지난 5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들어선 제과점 '이성당'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개장 초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월평균 5억~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정도 매출은 패션 등 롯데백화점 전체 매장을 통틀어 10위권 안에 드는 수준이다.

    11월 수원점에서 개장한 홍콩식 정통 완탕면집 '청키면가', 서울 3대 빵집 가운데 하나로 이달 노원점에 입점한 '나폴레옹 과자점' 등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당뿐 아니라 지난 10월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6층에 문을 연 프리미엄 식료품점 '펙(PECK)'도 월평균 고객 수가 1만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압구정점에 일본 디저트 '몽슈슈 도지마롤'을 유치, 월 약 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역시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공들여 들여왔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8월 판교점에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품브랜드 '이틀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2007년 토리노에서 설립된 식품 브랜드로, 식료품점과 식당이 결합된 형태다. 판교점 이틀리 매장 규모는 약 1930㎡(600평)로, 국내 프리미엄 수입 식품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품은 연관구매율이 65% 수준으로, 고객을 모으는데 필수적인 상품군"이라며 "더구나 1인 가구 증가와 고급 식재료 수요 등에 힘입어 식품 부문 성장이 더 기대되는 만큼,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