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과 창구 은행원 안내 달라 고객만 불편

  • #. 김 모씨(36)는 법인 통장을 만들려고 은행을 방문하기 전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콜센터에 물어봤다. 콜센터 상담원은 "인감증명서, 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 사본 등이 필요하다"고 안내해 줬고, 김 씨는 콜센터 상담원이 알려준 대로 필요한 서류들을 챙겨서 농협은행 창구에 갔다.

    그러나 창구 은행원은 "사업자등록증 '원본'이 필요하다"며 콜센터 상담원과 다르게 말을 했다.  당황한 김 씨는 "콜센터에 물어보고 왔다"며 "같은 회사인데 왜 말이 다르냐"고 항의했지만, 결국 원본이 없으면 업무 처리가 되지 않아 두 번 일을 해야만 했다.

    #. 지역농협 통장을 분실한 최 모씨(53)는 통장 재발급을 받으려고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최 씨가 "지역농협 통장을 농협은행(중앙회)에서 재발급 받을 수 있냐"고 묻자, 상담원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최 씨는 가까운 농협은행(중앙회)을 찾아갔지만, 창구 은행원은 "지역농협 통장은 농협은행(중앙회)에서 재발급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다시 근처 지역농협에 가서 업무를 봐야 했다.

    최 씨는 "직업 특성상 점심시간에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어 콜센터에 미리 확인하고 간 것인데 헛수고만 한 꼴"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무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콜센터 상담원이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줘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농협 은행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콜센터 상담원의 잘못된 정보로 난감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농협은행 직원 A씨는 "콜센터 상담원들이 잘못 안내하면, 고객들은 은행에 와서 화내고 간다"며 "우리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고, 고객들은 이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농협은행 직원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한 고객이 농협과 S은행에서 신규로 법인 통장을 만들려고 두 은행의 콜센터에 문의했는데 농협은행에서는 사업자등록증 사본도 가능하다고 했고, S은행에서는 원본이 필요하다고 해 원본을 1장만 가져온 것이다.

    B씨는 "S은행에 가서 원본을 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사본으로 업무를 처리했다"면서 "콜센터 상담원과 은행원 안내가 다르면 고객 입장에서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되면 은행원들이 곤욕을 치루는데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콜센터 상담원들의 이직율이 높은 편인데, 방대한 은행 관련 업무를 숙지하지 못한 신규 상담원이 잘못 안내 해 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