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아이폰6, 16기가 재고소진·유료 클라우드 가입 유도" 의혹
  • ▲ ⓒ애플 홈페이지 캡쳐.
    ▲ ⓒ애플 홈페이지 캡쳐.


    애플이 아이폰 6시리즈를 내놓으면서 32기가(GB) 모델을 출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 5시리즈에서 남은 16기가 모델을 처분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32기가 대신 비싼 64기가를 더 많이 팔려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애플 역시 최근 수년간 가장 큰 인기를 모았던 모델은 단연 32기가였다. 16, 64기가에 비해 약점이 없이 무난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16기가의 경우 영화와 음악, 동영상 등 용량이 큰 파일을 폰에 넣고 다니는 수요가 늘면서 저장용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애플의 아이폰은 내장메모리에 더해 외장메모리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삼성과 LG의 스마트 폰과 달리 내장메모리 하나에만 의존해야 해 16기가에 대한 실용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64기가는 가격이 높은데다 일반인이 쓰기엔 저장 공간이 지나치게 넓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스마트 폰 시리즈에서 32기가 모델이 제일 잘 팔리는 제품으로 그동안 인기몰이를 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달 초 아이폰 6와 아이폰 6플러스를 내놓으면서 32기가 모델을 완전히 배제했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주판알을 튕겨본 애플이 32기가를 출시하지 않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계산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32기가 모델을 제외하게 되면, 16기가가 아닌 64기가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16기가의 경우 영화 10편만 다운로드 받아도 저장 공간이 꽉 차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폰 6의 경우 기본 설치용량만 4~5기가를 잡아먹는다. 결국 사용자가 쓸 수 있는 공간은 10기가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돈을 더 주고라도 64기가를 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폰6, 16기가의 출고가는 78만9800원이다. 64기가는 92만4000원, 128기가는 105만6000원이다. 아이폰6 플러스도 16기가는 92만4000원, 64기가 105만6000원, 128기가 118만8000원으로 저장용량이 클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여기에다 유료로 데이터를 저장해둘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iCloud)' 가입자를 확대하려는 애플의 마케팅 전략도 32기가를 없애는데 결정적 이유가 됐다.

    16기가 사용자들은 부족한 저장 공간을 메우기 위해 유료 서비스를 사실상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이 이전 시리즈인 아이폰 5에서 남은 16기가 모델을 처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품을 내놓지 않은 것이라는 날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아이폰 5, 16기가 재고가 쌓여있다는 뉴스가 여기저기서 나왔었다"며 "재고 소진을 위해 이번에 32기가를 아예 안 낸 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가장 잘 나가는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추측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이유야 어쨌든 애플이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