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국제무대서 정 회장 보필한 저자의 실제 경험 토대 일화 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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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의 젊은 시절이 그려져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선물한다. 6.25전쟁을 시작으로 경제개발을 위한 차관과 달러가 필요했던 시기에 이뤄졌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 월남전 특수에 참여한 소시민 이야기 등 가난과 혼돈의 한국현대사를 묵묵히 견뎌온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정주영 회장을 등장시킨 의도는 꽤나 의미심장해 보인다.


    영화 '국제시장' 속 청년 사업가 정주영은 구두를 닦고 있는 주인공 어린 덕수(황정민 역)와 달구(오달수 역)에게 "나는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 이 땅에 조선소를 지을 거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 말을 들은 아역들은 "미친 거 아냐, 어떻게 배를 만들어? 왜,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하며 어이없는 듯 개구진 표정을 짓는다.


    그 꼬마들의 눈에도 우리나라에서 배를 만드는 것,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였던 듯 싶다. 당시 시대 상황이 그랬다. 가족과 회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고위 경제관료, 세계은행 관계자 등 모든 이들의 비웃음과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정주영은 아이들에게조차 허무맹랑한 상상으로 치부됐던 그 모든 일들을 "이봐, 해봤어?" 한마디와 함께 도전에 옮겼다. 그리고 많은 불확실성과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감히 다른 기업들은 엄두도 못내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앞서 추진하고 성공시킴으로써 한국경제 산업화의 물꼬를 텄다.


    내년은 고 정주영 회장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출판 자회사 FKI미디어는 이를 기념해 29일 '이봐 해봤어 :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정주영'을 내놓았다. 저자인 박정웅씨는 1974년부터 1988년까지 전경련 국제담당 상무를 역임하며 14년간 정주영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실제 경험했던 일화들을 풀어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엔 한국경제사를 바꿔 놓은 프론티어 정주영 회장의 중요 업적, 그리고 지금까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비화들을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구성, 생생한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그 스토리들을 따라가노라면 대한민국을 '초특급 경제고속열차'에 승선시킨,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그의 도전적 면모와 창조적 DNA에 흠뻑 빠져든다. 


    저자는 "정 회장의 업적을 부각시키는 것 못지 않게 그의 치열한 삶의 궤적과 면모를 되새겨보고 이러한 정신을 불러 일으켜 다시금 도전과 용기, 창조와 혁신의 에너지로 위기의 한국경제를 다시 세우는 데 우리 모두가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