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차, 전기차가 미래동력 '개발집중'
해외거점 확대 속도‧정부규제 완화해야
  • 지난해 일본 엔저(円低) 쇼크와 내수침체 등으로 자동차‧철강‧조선‧유통 등 국내 전통 제조업의 선방은 눈물겨웠다. 현대차그룹의 800만대 생산 돌파 등 글로벌 경쟁력은 그나마 위안이었다. 2015년 새해 역시 안팎의 경제환경은 녹록치 않다. 유럽을 겨냥했던 일본이 다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중국의 전략산업은 곧 우리의 성장 주력산업과 겹치고 있다.

    제조업의 위기감은 그 어느때보다 새해를 배회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4%대로 떨어지는 등 국내외 경기 하락의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엔저는 물론 원·달러 평균 환율도 1100원 정도로 하락할 것이라는 점도 수출에 부담이다. 이와 같은 중층적 위기구조를 혁파해야 하는 과제를 산업계가 안게 됐다. 新미래동력에 집중하고 있는 산업계의 돌파구와 향후 에너지를 결집시키기 위한 업계별 전략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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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新국부론, 제조업서 찾아야] "세계 경제의 저성장 지속" "신흥국의 불확실성 증가" "메이커 간 한층 치열한 경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진단한 올해 경영환경이다. 언뜻 보수적 전략을 쏟아내던 2~3년전 자동차 업계와 닮은 꼴이다.

    작년 3%의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 업계이지만 내수와 생산은 정체돼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몽구 회장의 우려는 새해 국내 완성차 산업이 안팎으로 맞을 시련을 암시하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 엔저(円低) 맞서 이익 줄고…수입차에 밀리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삼성전자 착시현상' 마저 소멸됐다. 수익성은 국내 중견기업보다 낮아졌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앞으로 완성차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작년 '글로벌 800만대 돌파'는 분명 돋보이는 결실이지만 실속은 보이지 않는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조원씩 감소했다. 연말 할인폭이 커지면서 4분기 실적마저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지엠 역시 올해 신차 출시 없이 2.3%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전체 판매 성적은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 11월까지 수출 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23.9%나 급감했다. 쌍용차도 환율 및 수출 감소, 통상임금 여파가 악재가 됐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447억원으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차 브랜드의 전력이 약화된 틈을 타 고성장을 지속해 온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는 경쟁업체들의 부활과 원화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 등 이중고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올해 경영 환경도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어서 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국산차 '친환경차·IT 융합 로드맵' 총력

    국산차 업계는 차세대 친환경차 분야와 스마트 기술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6년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 2위를 목표로 중장기 로드맵을 추진한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현재 7개 차종인 친환경차를 22개 차종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빼고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최고수준 연비와 핵심부품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성능가격· 경쟁력을 토대로 현대·기아차만의 독자적 친환경차 시스템을 확립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향후 준중형급으로 차종을 넓혀 새로운 친환경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한 수소연료전지차도 새로운 모델과 판매 확대로 연료전지차 리딩 메이커로서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르노삼성도 전기차와 관련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제주서 SM3 전기차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쌍용차는 SUV 명가 답게 레저차량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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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은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보급정책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고, 중국은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신에너지차로 분류해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업계는 최근 자동차 모듈 등 기계 시스템 부문에 전장기술까지 융합하면서 능동형 안전장치 및 첨단운전자지원(DASㆍDriving Assist System)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차선유지·자동주차·충돌회피·차간거리 제어기술 등 미래 지능형 자동차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적 핵심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시장 개척 속도‧정부 간섭 완화 절실 

    시장개척을 위한 해외거점 확대도 절실하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허베이성과 충칭시에 제4, 5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2018년에는 기아차와 함께 27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업계 선두경쟁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톱메이커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은 현 위기돌파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쌍용차 역시 해외 신차 시장을 넓혀 분위기를 반전시킬 예정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현재 630개인 유럽 내 판매망도 올해 921개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의 이같은 전방위 노력에 지난해 정부의 규제 혼선은 오점이었다. 연비 검증에서 비롯한 연비 파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례적인 질책과 소비자들 혼란까지 야기했다. 여기에 2016년부터 자동차 부문에 시행될 탄소배출권규제는 안팎의 경영 악재와 함께 업체들의 부담이다. 시장의 규모, 기술수준, 공급의 여건 등 경제 환경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과거 정부주도로 이루어졌던 업종전문화나 '빅딜'의 실패 사례를 보면 정부의 기업정책에 대한 한계는 너무나 명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국의 초대형 메이커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똑같은 잣대로 규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장의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자본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규제를 해주면 경영의 투명성이나 시장의 통제에 의해 조정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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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기상도와 과제는…

    국내외 자동차 판매시장은 소폭 커지겠지만 밖에서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안에서는 유럽산을 중심으로 한 수입차가 체급별로 다양한 신차를 내놓으며 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차종 개발을 통해 내수 시장을 확보에 나설방침이다. 현대차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쌍용차 티볼리, 한국지엠 신형 스파크, 르노삼성 부분변경 SM5 등 신차를 출시하고 내수 공략에 나선다.

    해외생산기지 확대를 통해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출시장은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 약화가 걸림돌이다. 북미 시장과 중국과 인도  시장에 대한 회복세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가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올해보다 2.0% 늘어난 167만 대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차는 위협적이다. 원화강세로 가격경쟁력이 확보된데다 한·EU FTA에 따라 배기량 2000㏄급 이하의 다양한 소형 모델을 들여올 계획이어서 올해 시장 점유율 15%를 돌파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