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핀테크.인터넷은행 허용, 업권 칸막이 완화"

2015년 새해를 맞아 경제·금융 수장들이 던진 화두는 '금융산업의 혁신'과 '건전성 관리'였다. 수장들은 핀테크(기술금융)를 통한 금융산업의 혁신적 변화와 위기에 대비한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주문했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2015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년인사회 축사에서 "지분투자 방식으로 신성장산업의 투자위험을 분담하는 3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촉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물경제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핀테크나 인터넷 전문은행 등 '더욱 가볍고 빠른 플레이어'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업권 간 칸막이를 완화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한 금융권의 혁신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 금융의 융합 등 트렌드를 이해하는 국가가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단어로 '기술금융'이라고도 한다. 이는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경제·금융 수장들도 금융혁신과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올해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의 엇갈림이 분명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세계적으로 금융부문의 위험추구 성향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어느 한 국가의 금융위험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금융 소비자와 공급자의 직거래 등을 거론하면서 "비금융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다"며 "금융의 본질로 인식돼온 중개기능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큰 흐름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신년사로 덕담보다는 경고를 던진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가계부채 및 부실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산업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금융안정'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며 "가계 빚의 체질 개선과 기업 부실위험의 상시적 관리에 역점을 두고 시장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가 한국 금융의 성장 동력이라는데 신 위원장도 뜻을 같이했다. 그는 "핀테크와 창조금융 등의 시대적 조류를 활용해 한국금융의 성장동력이 끊임없이 창출되도록 금융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공자의 '정명'(正名)을 언급, 금융이 '자금의 중개'라는 본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한국 금융이 실물경제를 힘차게 견인함은 물론 금융산업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을 선도해 경제활성화의 한 축을 담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날 참석한 금융사 CEO들은 핀테크 사업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각 사별 설립계획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란 별도의 점포를 개설하지 않고 인터넷과 콜센터만을 이용해 예금 수신이나 대출 등의 업무를 하는 은행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올해 중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쉽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경우 라이프플래닛이라는 회사를 핀테크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전국은행연합회를 비롯해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전 금융업종 기관장과 관계자 1200명이 참석해 신년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