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문구 강화·특정시간대 방영금지 등 내용 담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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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대부업 광고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형평성 등의 이유를 들어 반발하고 있다.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광고 실태와 문제점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대부업 광고가 지나치게 미화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금융위는 연구결과가 나오는대로 대부업 광고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광고 속 경고 문구 강화 △특정 시간대 방송광고 금지 △광고 횟수 제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학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금융위의 이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조윤기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의 대부업 광고는 간편하다거나, 빠른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만 지나치게 강조해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대출 상품의 장점과 위험성을 같은 비중으로 드러내게 하는 등의 규제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0초 분량의 광고를 찍는다고 가정한다면, 이 중 15초는 대출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정치권에서도 대부업 광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이학영.부좌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심재철(새누리당) 의원은 구체적인 방안은 달라도, 대부업 TV광고를 규제해야 한다는 점에선 동일한 대부업법 개정법률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 중 이학영 의원안은 대부업 TV 광고 전면 금지가, 부좌현 의원안은 최고이자율 표시 의무화가, 심재철 의원안은 대부업 광고 청소년 시청 시간대 방영 금지가 주요 내용이다.하지만 대부업계는 이 같이 금융위가 광고규제를 강화할 경우 대부업의 자유를 침해해 결국 불법사금융만 확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등록된 대부업체의 광고가 제한될 경우 불법사금융과 구분하기 어려워져 오히려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대부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은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해 법을 지키고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르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불법 대부업체들이 이 틈을 노려 종이전단 광고 등으로 고객유치에 나설 경우, 불법적인 대출금리와 채권추심 등으로 오히려 질서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양석승 대부금융협회 회장은 "대부업 광고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저축은행 등 타 금융광고와 비교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광고를 집행하는 금융업계 스스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협회차원에서도 자율 정화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