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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현대글로비스 주식 13.3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씨티그룹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을 시간외 매매하는 것으로,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한 거래 방식이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정 회장 부자가 43.4%를 소유중이다. 이번 거래 매각 물량은 정 부회장이 322만주, 정 회장이 180만주 수준으로 매매가 이뤄지면 모두 1조3000억원 이상 규모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매각과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공정거래법상 23조 조항에 대한 회피성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2013년 공정거래법과 지난해 초 공정개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상장 회사 중 특수관계인(지배주주 및 그 친족)이 보유한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회사와의 거래 등을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면 처벌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지분율을 30% 이하로 낮춰 기업간 공정거래 규정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금 확보는 정 부회장이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지분 투입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흘러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위한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는 필연적이다.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열 정의선 부회장의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수순이라는데 주목받는 이유다.
한편 정의성 부회장은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5'에 참석, 새해벽두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며 올 국내외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