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 부드러운 가속성..코란도 계보잇는 온로드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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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봉균의 시승기]'경쾌하고 야무진, 쌍용차의 반전.' 정통 오프로드 브랜드인 쌍용차가 처음 시도한 가장 작은 모델 ‘티볼리'를 앞에두고 떠올린 수식어다.

    쌍용차가 티볼리에 대해 "새 디자인 철학의 출발점이며, 회사 역사상 가장 가볍고, 가장 효율적인 연비를 실현하는 새로운 엔트리 모델"이라고 말한다. 근육질의 정통 RV브랜드에서 '작고 앙증맞은' 차란 반전이 새 수요층 흡수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지만 티볼리는 드라이빙을 체험한 결과 코란도의 명성에 무임승차한 콤팩트 모델은 아니었다. 젊은 감각의 성능을 강조하며, 쌍용차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상징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쌍용차가 늘 주장하듯 '역동적이고 강인한 대표 오프로더'를 온로드 현실에 맞게 가장 잘 표현하는 차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새해벽두 만난 티볼리는 쌍용차 브랜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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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1st SUV' 염원, 세단도 겨냥한 디자인 '세련'

    티볼리는 작년 제네바모터쇼 등 4차례의 국제무대에 등장한 5대의 콘셉트카(XIV 시리즈)를 통해 시장과  소통한 끝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클래식한 근육질의 RV브랜드를 새롭게 해석한 기존에 없던 디자인은 쌍용차의 혁신이다.
     
    20~30대 젊은층의 생애 첫 차(My 1st SUV)가 되길 염원하며 완성한 디자인 미학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가장 포인트는 앞모습. 독특한 역사다리꼴 라인으로 인테이크홀을 강조한 범퍼 디자인은 젊고 강인하다. 심플한 옆라인은 낮은 차체를 부각시키며 다이내믹함이 더 느껴진다.

    실내는 국내 최초 ‘6컬러 클러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레드 블루 옐로 화이트 등 6가지 컬러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 젊은층을 유혹한다.

    소형급에 비해 여유로운 적재공간도 확보했다. 동급 최대 전폭(1,795mm)을 기반으로 넉넉한 2열 공간에 골프백을 3개까지 실을 수 있는 적재공간(423ℓ)은 장점이다. 여성층을 배려한 수납공간도 의외다. 대용량(1.5ℓ) PET병과 소용량(0.5ℓ) PET병을 동시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1열 도어에 마련했고, 2열 도어에도 1.5ℓ 대용량 PET 병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스포티 디컷(D-Cut) 스티어링휠과 실린더타입의 미터클러스터 등은 감성적 욕구까지 만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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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도 계승한 편안한 주행성능

    이런 티볼리의 디자인은 그저 디자인으로 끝나지 않고, 성능으로 이어져 '코란도' 를 상기시키며 정체성을 알려준다.

    시승한 티볼리 LX는 1600cc급 e-XGi160 가솔린 엔진에 최대 출력 126마력, 최대 토크 16.0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일본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연비 효율과 동력손실을 최소화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세미버킷시트가 몸을 감싼다. 시야는 세단보다는 약간 높지만 일반 SUV보다는 훨씬 낮은 지상고가 특징이다. 여성 운전자가 편안해할 대목이다.

    콤팩트한 차체만큼이나 출발할때는 민첩함이 전달된다. 도로위에 올리면 1700RPM 근처의 중저속에서는 빠른 응답성이 강점이다. 100km/h를 넘어서 150km까지 무리없는 가속을 뽑아낸다. 그 이상에서는 답답하다. 120마력에서 스포티한 주행감을 맛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소형 SUV에 속하는 티볼리는 달리기 성능이 강조된 차량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도로위 요철 진동과 고속에서 풍절음은 거슬린다. 고속주행에서 기본 적용된 ESP(차량자세 제어시스템)가 밸런스를 잘 잡아준다. 급정차 시에도 앞으로 급격히 쏠리는 느낌도 적다. 

    티볼리의 작은 몸에서 나오는 핸들링 감각은 좋다. 상위모델인 코란도C에 비해 더 재미있다. 특히 파주간 국도를 달리면서 연속적으로 코너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핸들링에도 세단 수준의 실력을 보여준다. 


  • 티볼리에는 또 하나의 재미가 숨어있다. 전 트림에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노멀(Normal), 콤포트(Comfort), 스포츠(Sport)의 3개 모드로 스티어링휠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가 기본 적용됐다. 도로위 노면 상태에 따라 운전자는 편안함이나 가속을 즐길 수 있다.  

    연료 소비효율은 고속 주행에서 L당 13㎞정도로 공인 복합연비(12km/ℓ) 비슷한 수준이다. 

    티볼리는 디자인과 함께 승차감, 연비, 실용적인 편의장치 등으로 젊은층, 특히 여성층에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전계약만 5000대를 돌파하며 초반 스타트는 '인기 예감'이다. 

    이중 최상위 트림 LX(2,220~2,347만원)가 절반가까이 차지한다고 한다. 요즘 잘 팔리는 콤팩트 모델의 깜찍한 디자인으로 차별성을 지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