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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중 FTA 활용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칭화대 송도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송도 국제도시내 글로벌 캠퍼스에 칭화대 분교를 유치해 FTA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3년 송영길 前 인천시장의 숱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한국 캠퍼스 조성을 꺼렸던 칭화대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 기대를 높이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5일 "송도캠퍼스 같은 곳에 칭화대가 들어오면 대박"이라며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나 투자뿐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FTA 플랫폼을 활용해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10개 방안을 6월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10개 방안에는 칭화대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관이 직접 나서 칭화대 유치를 다시 꺼낸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라며 이미 중국측과 상당부분 교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칭화대는 분교 진출에 앞서 기존에 유치가 확정된 칭화 사이언스 파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주체는 송도국제도시에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뉴욕주립대가 맡아 한국, 중국, 미국 3국을 아우르는 산학연 네트워크 형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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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29일에도 인천을 찾아 칭화대 사이언스 파크 유치현장과 송도 글로벌캠퍼스를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가 FTA와 칭화대 유치를 연계시키고 있는 것은 송도를 롤모델인 상하이 푸동과 같이 개발하고자 하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칭화대가 송도로 들어올 경우 이미 조성을 시작한 칭화 사이언스 파크와 더불어 중국 자본과 고급인력들의 對한국 창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진타오와 시진핑 등 중국의 전현직 국가주석을 연속으로 배출한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더불어 중국 최고의 명문대로 국내외 이공계 수재 4만여명이 재학중이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 강점을 보여 학교기업인 칭화홀딩스를 매개로 중국 전역에 30여개 분원을 갖춘 칭화과기원을 운영하고 있다. 산하에 IT·BT·GT 기업 수십개를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 기업과 400여개의 벤처기업이 과기원에 입주해 연구개발과 제조생산을 맡고 있다. 이 가운데 30개는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실리콘 밸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조성되는 송도 칭화 사이언스 파크에는 중국의 ICT, BT, 에너지, 환경 벤처기업과 다국적기업을 비롯해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입주한다. 이들의 초기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한중 합작 벤처펀드도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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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과기원은 우선 포스코 건물을 임차해 업무를 시작한 뒤 대지면적 3만5000㎡에 총 건축연면적 20만㎡ 규모의 복합벤처단지를 2019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은 2025년까지 완료된다. 총사업비는 5000억원이 투자된다.
과기원이 들어오면 칭화홀딩스 산하 기업 주재원 자녀들이 다닐 칭화국제학교를 비롯 칭화미술관, 과학기술학습 체험관 등도 잇따라 세워질 예정이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통합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K12'가 들어올 경우 칭화대 유치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칭화과기원과 K12 등이 제대로 정착하면 마지막 순서로 칭화대가 송도 글로벌 캠퍼스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