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KTX 호남고속철도 운행계획이 줄어든 운행횟수로 말미암아 신규 수요 창출에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는 확정안에 대해 고속철이란 취지와 수요를 모두 충족해 대전·충남권과 호남권이 윈윈하는 대안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정작 KTX 운행횟수는 애초 계획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쳐 수도권과 호남권의 접근성 개선을 통해 낙후된 호남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는 무색해졌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호남고속철 신선 개통에 따른 운행횟수는 총 6회 증편된다.
용산∼광주송정·목포가 현재 하루 44회에서 48회로 4회, 용산∼여수는 18회에서 20회로 2회 각각 늘어난다. 서대전~계룡~논산 구간은 익산까지만 가는 KTX를 따로 18회 운영한다.
애초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국토부에 보고한 운행계획에는 신선을 이용해 서울~광주송정을 오가는 KTX는 현재 44회에서 56회로 12회, 서울~여수를 오가는 전라선은 18회에서 26회로 8회 늘리는 것으로 돼 있었다. 총 20회를 증편하면서 전체 운행 편수의 22%에 해당하는 18편을 서대전~계룡~논산을 거치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전체적인 운행횟수를 따지면 애초안 20회 증편에서 확정안 24회 증편으로 국토부 확정안이 4회 더 많다. 그러나 호남선과 전라선은 오히려 8회와 6회가 각각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존 열차선로를 이용하는 호남고속철의 이용실적은 2만4000~2만5000명이다. 이 가운데 대전·충남에서 수도권을 오가는 수요는 전체의 23%인 5800여명 규모다. 코레일은 4월 초 호남고속철 신선 개통 이후에는 수요가 3만명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는 국토 균형발전과 수요 창출을 위해 예상 수요보다 많은 KTX를 운행하도록 계획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존 호남고속철 이용객 중 익산 이후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국토부는 애초 코레일 운행계획대로 KTX를 투입해도 이 구간 이용률이 30%에 그쳐 나머지 70%는 사실상 열차가 빈 상태로 운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토부가 서대전~계룡~논산 구간을 지나는 별도의 KTX를 익산 이하로는 연장 운행하지 않는 이유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전·충남권에서 호남을 오가는 승객도 하루 평균 1449명으로 전체 호남 KTX 이용객의 5.9% 수준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다시 말하면 호남고속철 신선이 개통되면 수요는 3만명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서대전~계룡~논산 구간을 함께 운영했을 때의 예측치여서, 이 구간에 대해 별도의 KTX가 운행되면 5800여명의 수요가 고스란히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즉 앞으로 신선만을 이용하게 되는 호남고속철 수요는 2만4000명 규모로 지금의 호남고속철 이용 수요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운행횟수 증편이 필요하지만, 확정안에 따르면 호남선·전라선을 합해도 고작 6회가 늘어날 뿐이다.
전북도의회도 호남고속철이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는 것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증편횟수가 애초 계획안보다 줄어든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전북도의회는 이날 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의 호남 KTX 수정안에는 환영하지만, 애초 20회로 계획한 증편 횟수를 6회로 감축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도 "개통 시 승차율은 현재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나 평균적인 KTX 승차율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도) 확정안의 운행횟수는 수요 창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수요보다도 많이 잡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수서 KTX가 개통되면 KTX 차량이 늘고 선로 여건도 개선되는 만큼, 수요에 따라 운행횟수를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