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통합 고심' 하나금융, 은행장 선임 착수... 통합담당 임원도 교체

"언제까지 비워둘 수 없어"… 은행장 선임 절차통합 작업 지체 책임… 이우공 부사장 등 물갈이

공석이던 하나은행장 자리를 다시 채우기 위한 수순을 밟는가 하면, 통합을 주도한 핵심 임원들의 사표를 수리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돌입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6일 오후 그룹임원후보추천회를 소집해 하나은행장 추천을 위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 날 열린 회의에서는 김병호 하나은행장 직무대행과 함영주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 황종섭 영남영업그룹(부행장) 등 3명의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냈다.

김병호 직무대행은 1961년생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기업영업그룹 부행장, 글로벌사업그룹 총괄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함영주 부행장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 후 서울은행(2002년 하나은행에 합병)에 입사했다. 가계영업추진부장과 남부지역본부장, 대적지역본부장을 거쳐 충청영업그룹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황종섭 부행장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기업은행에서 근무하던 중 하나은행 강남역기금본부지점장으로 발탁된 후 영업추진1본부장과 리테일 영업추진1본부장을 거쳐 영남영업그룹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음주 2차 임추위에서 후보들 면접을 진행하고 이 자리에서 바로 단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다음주 초인 오는 9일 또는 10일 쯤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행장 임기는 2년으로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함께 통합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김종준 전 행장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고 물러난 후, 지난해 11월부터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외환은행과 곧 합병이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식 행장 선임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통합 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시선이 높았기에, 굳이 신임 행장을 선임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김종준 전 행장이 김한조 행장을 위해 양보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두 은행의 통합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은행장 자리를 계속 비워둘 수 없게 되자, 은행장을 선임하기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두 은행의 통합 작업을 담당했던 임원에 대한 물갈이도 이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통합추진단장)과 정진용 준법담당 상무는 최근 법원 결정 이후, 대응이 미비했던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외환은행 기획관리그룹 담당 임원인 주재중 전무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못한 이들 임원 3명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의 자진 사임을 사실상의 '해임’으로 보고 있다.

통합 추진 업무는 전략담당(CSO) 임원을 맡게 된 박성호 전무와 준법감시인을 맡게 된 권길주 전무, 재무담당(CFO) 임원이 된 곽철승 상무 등이 이어나가게 된다.

또, 하나금융은 법원의 이번 가처분 결정에 대해 조만간 서울중앙지법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금융위에 제출했던 하나·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승인 신청을 지난 5일 철회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