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골프 해설자의 유쾌한 미국 현대 제네시스 광고




  •   엔터테인먼트의 제작비용을 브랜드가 지원하는 대신 광고를 하는,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의 전통적인 공생방식은 60년 이상 전세계 방송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인터넷에 제 아무리 다양하고 편리한 플랫폼이 널렸다지만, 미국 슈퍼볼 기간 시청률 50%에 육박할 만큼 거대한 오디언스를 한 번에 확보할 방법은 아직 텔레비전밖에 없다. 

      대개의 경우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의 연령대와 성별, 기호 등의 통계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골프중계가 한 예다.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마라톤 풀코스 중계만큼이나 지루하지만, 애호가들은 손에 땀을 쥐고 한 타, 한 타에 주목한다. 그 관객을 골프용품업체가 놓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골프중계에 골프용품만 광고할 순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골프중계 시청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성들의 뇌가 여성과 전혀 다르다는데 있다. 남자들은 대개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 지난 슈퍼볼 기간 칼스 주니어(Carl’s Junior)라는 회사에선 그런 남자들의 이목을 어떻게 해서든 끌어보려고 거의 벗다시피 한 아름다운 여성을 광고에 등장시켰지만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 여자친구들에게 거센 항의와 야유만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현대 자동차 미국은 남성들의 뇌가 ‘일괄처리방식’에 철저히 최적화됐다는 걸 간파하고 있었나보다. PGA의 공식 후원사인 현대 자동차 미국은 광고가 시작돼도 시청자들을 필드 밖으로 끌고 나가지 않는다. 광고 제목조차 “드라이빙 레슨”. 언뜻 경기 막간에 알려주는 골프 경기 팁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과연 유명 골프 해설자 데이비드 페허티(David Feherty)가 등장, 가장 완벽한 자세를, 해저드 피하는 법을, 코스 주행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시청자들은 이내 페허티가 완벽한 드라이브 스탠스가 아닌 운전자 자세 기억 기능에 대해, 연못이나 모래밭 같은 해저드가 아닌 자동차 후진 시 장애물 알림 기능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속았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그가 농담과 사카즘으로 유명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광고는 경기 중 페허티의 농담 한 마디처럼 깔끔하게 지나간다. 

      페허티는 한 골프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골프에서 딱 한 가지 규칙을 바꾼다면 ‘상대편에게 태클 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파격적이고 유쾌한 태도로 자칫 따분할 수도 있는 골프중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처럼, 메이드 인 USA, 저머니, 그리고 재팬이 사로잡은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현대 자동차의 이 시리즈 광고가 일조하리라 기대해본다. 

    이노션 미국에서 대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