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한솔 등 글로벌 생산량 한계"삼성 '자체 기술 확보 총력전'…LG 'WCG 기술로 권텀닷 의존도 낮춰'중국 업체 비카드뮴 시트 공급 못받아 생태계 구축까지 상당시간 걸릴 듯
  • ▲ ⓒ올레드넷(OLEDNET).
    ▲ ⓒ올레드넷(OLEDNET).


    세계 TV시장에서 퀀텀닷 TV가 '대세'로 자리 잡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카드늄 논란'이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퀀텀닷 TV에서 카드늄을 제거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됐지만,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수백만 대씩 대량 생산하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퀀텀닷(양자점)에는 카드늄이라는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등에서는 퀀텀닷 TV를 아예 팔 수 없도록 금지해왔다. 다만, 최근 관련 규제가 완화돼 판로는 일단 열린 상황이다.

    하지만 퀀텀닷 TV 제조사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언제든 다시 규제수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카드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확보하고 나섰다. 퀀텀닷 TV이면서도 카드늄 성분이 없는 '비(非)카드늄 시트'를 제품에 적용한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을 통해 비카드뮴계 퀀텀닷 TV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제품 양산은 한솔케미칼이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미국의 다우케미칼로부터 비카드뮴계 퀀텀닷 시트를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비카드뮴계 퀀텀닷 TV를 찍어내고 있다고 해서 숨통을 틀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제품 양산을 위한 생태계가 아직 조성돼 있지 않아, TV 시장 대세로 불릴 만큼 수백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카드늄 시트 개발 자체가 어렵다보니 생산 능력을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며 "전 세계를 통틀어도 비카드뮴계 퀀텀닷 TV 생산량이 연간 최대 500만대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 제조사 역시 생산 목표치 대비 비카드늄 시트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세계 TV 시장에서 퀀텀닷 TV의 지분이 5%만 넘겨도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돌파구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삼성과 LG는 각기 다른 해법으로 '카드늄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LG는 형광물질을 백라이트(BLU)에 덧바르는 형태의 WCG 기술을 도입한 TV를 출시하며 퀀텀닷 TV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들 TV 모두 색재현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동일한 제품이다.

    LG는 확보할 수 있는 비카드뮴계 퀀텀닷 TV 물량만큼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카드뮴 논란과 무관한 WCG 방식의 TV로 채운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다우 케미칼이 공급할 수 있는 수량에 맞춘다는 전략이다. 현재 다우케미칼의 연간 비카드뮴 필름 생산능력은 수십만장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달리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은 비카드뮴계 퀀텀닷 TV 생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시장 수요를 맞춘다는 계산을 세웠다. LG보다 좀더 유리한 고지에 있는 만큼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중국업체들의 경우 삼성, LG와 달리 비카드늄 방식이 아닌 과거 방식 그대로 퀀텀닷 TV를 제작해 여전히 카드늄에 노출돼 있다"면서 "비카드늄 시트 생산 회사들이 독점 계약 형태로 판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중국업체에까지 물량이 돌아가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계 TV 시장에서 비카드뮴계 퀀텀닷 TV가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트 생산능력을 최대한 빠르게 늘려 카드늄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퀀텀닷은 전류나 빛을 받으면 각각 다른 색을 내는 양자를 나노미터(nm)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으로, 양자점 필름이 들어가면 색재현율을 기존 LED TV 대비 130%가량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