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다양화, 고부가가치화, 신시장 개척 3박자 강조"SAP, 올 8만t 증설…"2018년 조단위 사업 육성할 것"아크릴산 16만t 증설 이어 글로벌 1위 ABS도 10만t 더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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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LG화학
"최근 유가 급락과 더불어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석유화학업계는 위기 아닌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이때 범용제품뿐 아니라 스페셜티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대변해주듯 현재 대부분의 화학업계는 '스페셜티', '고부가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신규 수요 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7일 전라남도 여수공장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3년 이후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현황과 관련해 박진수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독일 바스프의 PO·SM 사업 정리 및 EP사업 진출 등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스프는 범용제품, 스페셜티 구분을 한다기보다 제품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기존의 사업은 물론 스페셜티,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외 석유화학기업들은 국제유가 급락과 공급과잉 등으로 가격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사와 차별을 둘 수 있는 스페셜티 제품이나 고부가가치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독일 바스프는 폴리올레핀(PO)과 스티렌모노머(SM)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전자·농업화학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앞서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엘라스토머 국산화에 성공하며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갖춘 특화제품 '엘라스토머'의 비중을 높여왔다.
엘라스토머는 폴리에틸렌(LDPE)계 탄성중합체로 자동차용 범퍼나 건물 차음재 등에 합성고무 대신 사용하는 합성수지다. LG화학은 독자 개발한 촉매기술을 이용해 세계 세 번째로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이러한 엘라스토머는 범용 PE제품보다 30% 이상 비싸 기존 범용제품을 탈피한 '고부가가치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현재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SAP(고흡습성수지)',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고기능합성수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미 여수공장에서 진행중인 SAP 8만t 및 아크릴산 16만t 증설과 함께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사업인 ABS에 대한 10만t 규모 증설을 진행한다.
조석제 LG화학 사장 또한 "SAP 사업은 수익성이 잘 유지되는 편이고 역량도 되기 때문에 여건이 되면 SAP 사업은 더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LG화학의 세계 1등 제품인 ABS는 청소기, 세탁기,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에틸렌으로 만든 SM에 부타디엔 등을 섞으면 ABS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ABS는 전 세계 수요가 2018년까지 연평균 3~40만t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LG화학의 ABS 수익성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로써 LG화학 여수공장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대해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부가제품으로의 빠른 제품 구조 전환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현재 여수공장에서 생산하는 PE(폴리에틸렌) 제품의 90% 이상, ABS 제품의 80% 이상을 고부가제품으로 전환 완료했으며 지속적으로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와 관련 유재준 여수공장 주재임원 상무는 "LG화학 여수공장은 한 발 앞선 준비와 선제적 대응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춰왔다"며 "공장 설립이래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상황도 정면돌파로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진수 부회장은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소재'를 꼽았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3개 사업본부(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체제를 3개 사업본부(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 1개 사업부문(재료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특히 석유화학사업본부의 명칭을 기초소재사업본부로 바꾸고 재료사업부문을 신설한 것은 소재/재료 분야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라고 LG화학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박진수 부회장은 신소재 관련 중장기 성장 로드맵 또한 공개했다.
성장 소재 분야 매출 올해 6조원에서 2018년까지 12조원으로 2배 육성 목표
먼저 LG화학은 이미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는 성장 소재 분야의 매출을 올해 6조원에서 2018년까지 12조원으로 2배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성장 소재 분야에서만 오는 2018년까지 누적으로 40조원을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성장 소재 분야에는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SAP(고흡수성수지), 친환경 합성고무, OLED조명, 수처리, 자동차∙ESS∙웨어러블(Wearable)용 배터리 등이 해당된다.
EP분야는 오는 2018년까지 글로벌 톱3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 아래 IT(정보통신)기기와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용 제품, 차량용 제품의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EP는 금속을 대체할 정도의 강도를 가지면서도 가볍운 플라스틱 소재로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차량에 쓰이는 EP는 연평균 6%대의 세계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현재 EP 내 30%인 매출 비중을 2018년까지 5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LG화학의 대표 사업 중 하나인 SAP(고흡습성수지) 사업 역시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SAP은 1g의 무게로 최대 500g의 물을 흡수하는 소재로 주로 기저귀 등에 사용된다. LG화학은 현재 28만t인 생산능력을 올해안에 36만t으로 확대하고 적극적인 시장공략을 통해 2018년까지 조단위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합성고무 사업은 지속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친환경 타이어용 제품 비중을 현재 10%대에서 2018년 40%이상으로 늘려 매출을 확대 나갈 계획이다.
OLED조명 사업은 세계 최고의 광효율 제품 및 플렉서블(Flexible) 제품 등 차별화된 제품 출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또 수처리 사업은 자회사인 LG나노H2O를 통해 양산라인을 확대하고, 올해 중순부터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본격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자동차 배터리, ESS 배터리, 웨어러블(Wearable)용 배터리 사업은 생산라인 확장과 수주 확대 등을 통해 현재 세계 1위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수년내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사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확실한 일등으로 올라설 계획이다.
2018년 이후 미래 소재도 걱정 없다…"세상에 없던 소재로 시장 주도할 것"
LG화학은 2018년 이후를 위한 미래 소재에 대한 준비도 벌써 시작했다.
LG화학은 현재 개발중인 세상에 없던 미래 소재들을 2018년부터 남보다 먼저 상용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LG화학은 인류의 삶에 기반이 되는 에너지 분야에 R&D를 집중, 미래 에너지의 생성부터 재활용까지 전 분야에 걸쳐 필요한 핵심 소재를 개발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전략상 미래 소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대표적인 미래 소재에는 무기 소재, 태양전지·연료전지용 나노소재, 혁신전지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기소재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은 무기 고분자를 합성해 만드는 소재로, 세라믹 필터를 비롯해 신개념 전지소재 및 유·무기 하이브리드 복합체까지 미래 소재 분야에서 그 용도가 다양하다.
태양전지·연료전지용 소재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의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핵심 소재다. 태양전지는 태양광만 있으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을 통해 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성은 물론 향후 우주시대를 대비한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혁신전지는 전지분야의 경쟁우위를 지속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능력 및 출력 등의 기술적∙이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지다.
이와 관련 박진수 부회장은 "미래 전지는 연료전지, 수소전지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 회사는 관련 소재를 만들 예정"이라면서 "현재 해외시장을 목표로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수소전지 소재는 미래에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러한 미래 소재 분야를 2020년에는 1조원 이상으로, 2025년에는 10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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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강화'가 살길…"2018년까지 투자액 50%, 인원 1000명 늘린다"
LG화학은 이처럼 미래 소재 시장 선도를 위해 R&D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연간 R&D 투자 금액을 올해 6000억에서 2018년까지 9000억원수준으로 5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R&D 인력도 현재 3100명에서 2018년까지 1000여명을 늘려 41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늘어나는 인력에 맞춰 연구 시설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간다.
LG화학은 지난해 대전 기술연구원을 기존 5개동에서 6개동으로 확장했으며, 올해 3월부터 과천R&D센터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또 2017년부터는 LG가 그룹차원에서 서울 마곡에 건립중인 LG사이언스파크도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진수 부회장은 "자신의 가장 큰 꿈은 LG화학을 'R&D 강한 세계적 소재 기업', 더 나아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재를 만드는 기업'으로 평가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고객들이 소재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LG화학을 떠올릴 수 있을만큼 차별화된 소재를 만들어 내기 위해 R&D에 대한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