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마스크 과정 '8번→4번'으로 줄여... "생산성 2배 높아져" M2 이어 M3 투자... "2017년 출하량 270만대 돌파 전망"
-
-
-
-
▲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활성화에 사활을 건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대규모 투자비 없이 액정디스플레이(LCD) TV에서 OLED TV로 생산 공정을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바탕으로 생산 라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파주의 M2 올레드 라인에 올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내년부터 M3, M4 라인도 확충하게 된다.
◇ OLED TV 양산 위한 '생산라인 혁신' 이룬 LG디스플레이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CD TV 패널 생산 공정은 전자 신호가 오가는 기판을 만드는 과정(TFT)과 칼라필터(CF), 리퀴드 크리스털(LC), 백라이트(BLU)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여기서 가장 핵심 공정은 패널을 만드는 TFT다. 전체 투자비 중 60%가량이 TFT 공정에 들어간다.
TFT 방식은 패널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먼저 다수 업체들은 '아모포스실리콘(a-Si)' 패널을 주로 사용한다. 다른 패널보다는 하위 수준의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마스크' 과정을 4번만 거쳐도 돼 생산 효율성이 높다.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이라는 패널도 있다. 전자 신호의 이동속도가 가장 빨라 성능 면에선 최고로 꼽힌다. 그러나 생산 단가가 높아 삼성 등이 주로 모바일용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다. 마스크 과정도 9번이나 밟아야 한다.
마스크는 픽셀만한 크기의 얇은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철망이다. 이 구멍 사이로 원하는 색깔을 증착한다. 증착은 잉크가 들어가 있는 분무기를 철망 위에 뿌리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마스크 과정 횟수를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성을 올렸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옥사이드(산화물반도체) TFT' 패널을 택하고 있다.
옥사이드 패널은 저전력·고해상도·슬림화 등에 강점이 있다. 또 LCD뿐 아니라 OLED 디스플레이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고, 고가의 LTPS 대비 신규 투자 부담도 낮다.
LG디스플레이의 최고 강점은 최근 마스크 과정을 기존 8에서 4번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옥사이드 TFT 역시 마스크 과정을 8번 진행해야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올 초 횟수를 4번으로 줄인 것이다. LCD는 물론 OLED 패널을 만드는 핵심 공정의 생산성을 두 배로 높인 셈이다.
◇ LG디스플레이, 올 1조2000억 투자... 2017년 '270만대' 생산 가능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이 오는 2017년 27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2억대에 가까운 전체 TV용 LCD 패널 시장 덩치와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지만, 올해 OLED TV 시장 규모가 5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의 M2 올레드 라인에 올 한해만 1조2000여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M2 라인는 내년쯤 정상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LG디스플레이는 한해 동안 약 170만대 정도의 UHD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같은 해 M3 라인에도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M1 라인에서 월 8000장의 올레드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M3 라인이 완공될 경우 오는 2017년 LG디스플레이는 약 270만대에 달하는 OLED TV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현재 M2 라인 가동율과 수율이 낮아 고전하고 있다. 다만 생산 수율이 80%를 넘기게 되면, LG가 목표로 삼고 있는 '하이엔드급 UHD TV' 대비 1.3~1.4배 높은 가격대를 맞출 수 있다.
LG전자는 OLED TV가 LCD 계열의 UHD TV와의 가격 격차를 1.4배 아래로 좁히면 TV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 OLED TV 앞길 막는 가격... '퀀텀닷 대비 1.1배' 가능
OLED는 그동안 차세대 TV라는 호평을 받으면서도 LCD TV와 비교해 2배가량 높은 가격 때문에 '유망주'라는 평가만 받아왔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전혀 다를 것으로 점쳐진다.
반격의 선봉장은 생산 수율 향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TFT 공정에서 마스크 증착 숫자를 절반으로 줄여 수율을 대폭 개선했다. 이 같은 혁신을 통해 LCD 공정을 OLED로 바꾸는 데 부담해야 할 '보완 투자비용'를 크게 낮추는 성과를 얻어냈다.
보완 투자비용이란 LCD 공정에서 OLED로 넘어가기 위해 일부 생산설비를 교체해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옥사이드 TFT 방식으로 LCD 공정을 OLED로 바꾸면 LCD 패널 대비 OLED가 1.5배 더 비쌌는데, LG가 마스크 과정을 8번에서 4번으로 줄이면서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면서 "아울러 OLED는 BLU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LG의 옥사이드 TFT(마스크 4개 기준)를 적용한다는 전제 하에 LCD 공정에서 OLED로 넘어감에 따라 추가로 들어가는 패널 비용이 고사양 LCD계열 제품 대비 1.1배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달리 말해 OLED TV 가격을 퀀텀닷(UHD) TV와 비교해 1.1배 정도까지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LG전자가 지난달 24일 올 한해 TV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하이엔드급(퀀텀닷) 울트라HD(UHD) TV와 비교해 OLED TV 가격을 1.3~1.4배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식 발표한 내용보다도 저렴한 금액이다. 그동안 OLED TV의 높은 가격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던 LG 입장에선 숨통이 트이게 된 셈이다.
당시 LG전자는 50인치 TV를 기준으로 했을 때 LCD 기반의 TV보다 OLED TV가 평균 2배 이상 비싸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이같이 밝혔다.
다만, 올해부터 OLED TV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LCD TV 대비 1.3~1.4.배도 다소 무리한 금액이고 볼 수도 있다. 기업들이 감각상각 기간을 보통 5년으로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최소 2~3년간은 1.5배 이하로 가격을 떨어뜨리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돌파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초기 투자비를 LCD에서 발생한 비용인 것처럼 돌리는 등 재무적 기법을 활용한다면 당장 올해부터 1.3~1.4배 정도는 낮출 수 있다. 물론 감가상각 기간이 종료되면 1.1배 수준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보완 투자비에 대한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고 나면 오히려 OLED TV를 LCD TV보다 더 싸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BLU 등이 없는 OLED가 제품 원가는 더 낮다"면서 "완벽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등 성능 면에선 OLED가 현존 최고의 TV여서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세계 TV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비산업리서치 이충훈 대표 역시 "LCD의 경우 국내와 중국 기업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이미 경쟁력을 상당 부분 상실한 상태"라며 "다행히 차세대 OLED TV 기술을 우리가 선도하고 있는 만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현재 지위를 확고히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OLED TV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종이처럼 가볍고 얇으며,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는 물론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거나 접을 수 있는 제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LCD에 비해 색을 재현하는 능력과 응답 속도가 뛰어나다.
TV두께와 무게도 LCD TV의 3분의 1 수준이다. 선명도에선 LCD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있다. OLED TV의 가장 큰 특징은 광원이 아예 필요 없다는 점이다. 빛을 내는 모듈을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LCD와 달리 액정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자체 발광 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LG가 나 홀로 올인하고 있는 OLED가 향후 글로벌 TV 시장을 선도하며 최강의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