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렌터카·전기렌지·라텍스 매트릭스·승마 운동기구 등 상품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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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여(렌탈) 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초기 비용이 적게 들고, 대여하는 동안 무상 AS가 가능해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여 상품은 한 번에 금액을 치르기에 부담이 되는 고가 상품들을 여러달 동안 비용을 쪼개 지불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이 구매자에게 이전되는 서비스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령 100만원짜리 정수기를 24개월 분납으로 구매하면 한달에 4만 원 가량을 내고 사용하다 2년 뒤 본인소유가 된다.
대여상품의 인기는 홈쇼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1분기(1~3월) 대여상품 매출은 작년보다 27% 급증했다. 올해 3월까지만 계산해도 853억원어치가 팔려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이 높은 주요 품목에는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SK렌터카와 120억원어치가 팔린 보람상조, 7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등이 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1~3월 봄시즌 나들이와 야외 여행을 계획하면서 SK렌터카의 효율이 상승했고, 봄날 황사·미세먼지 등으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정수기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2월엔 명절, 3~5월엔 가정의달 등 가족을 돌아보는 날이 많아 보람상조·안마의자·승마운동기구 등 가족 관련 상품이 판매호조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GS샵에서는 대여 상품 관련 방송 편성이 15% 늘어났다. 특히 매출이 오르며 상품 종류도 더욱 다양해졌는데, 과거 정수기·비데·안마의자 등에 한정됐던 품목이 최근 고가의 렌터카·전기렌지·라텍스 매트릭스·승마 운동기구 등으로 무한정 확대되는 추세다.
CJ오쇼핑의 대여 상품 주문 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50% 증가했다. 방송횟수도 38회에서 55회로 늘어났고, 브랜드 수도 3개가 더 추가됐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불황 속 소비에 따른 기회 비용은 낮추고 만족감은 극대화하는 '합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대여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다"며 "탈모 치료기와 승마운동기 등 대여 상품군이 확대된 것이 특징으로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상품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쇼핑몰에서도 대여 상품은 활황이다. G마켓에서 올해 들어(1월~3월) 안마의자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81%뛰었고, 공기청정기와 한복 판매 매출도 각각 135%, 20% 늘었다.
옥션은 지난해 4월부터 업계 최초로 온라인 대여 결제시스템 기업인 리스존과 협업해 대여 상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옥션의 3월 한달 간 대여 상품 서비스 판매 매출 증감률은 전월 대비 38% 증가했으며, 꾸준한 매출성장 및 서비스가입자 증대에 힘입어 상품 구성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취급하고 있는 상품은 IT·생활가전·유아용품 등 약 5000여개이지만 향후 10만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고가의 명품 가방과 의류·액세서리·여행상품도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옥션 관계자는 "취급하는 업체들이 대여 상품에 대해 무상으로 꾸준히 관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상품이 다양해지고 초기 구입비용과 유지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