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 출범, "올 35개 곳 시작, 향후 모든 사회적기업에 개방도"

  • 결식아동, 청년실업, 독거노인, 환경오염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에게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보상하는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제안한 SPC(Social Progress Credit)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사회성과인센티브가 실제 사회적기업에 적용되는 셈이다.

    SK그룹은 1일 서울 종로에 있는 사회적기업인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에서 정부·사회적기업·SK가 공동으로 참여해 구성한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이하 추진단) 출범식을 갖고 올해부터 사회성과인센티브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회성과인센티브제는 사회적기업이 만들어 낸 성과를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최초의 시도다.

    추진단은 사회적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의 필요성에 공감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한국사회투자, 사회적기업연구원, SK그룹 등이 참여하여 만든 기구다. 추진단장은 프로젝트가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계를 대표해 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와 SK그룹을 대표해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이종수 추진단장은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 해결과 재무적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사회성과인센티브가 도입되면 사회문제 해결에 더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석 공동추진단장도 "사회적기업의 질적, 양석 성장을 위한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회장의 SPC를 근거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사회적기업에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지원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가 정착되면 사회적기업들의 경제적 자립성이 강화되고 사회성과를 정량화 할 수 있어 객관적인 투자 가치를 확보할 수 있으며 사회적기업의 선순환 구조 생태계를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진단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최초의 시도인만큼 평가 기준이나 방식 등은 초안은 만들어진 상태지만 추진단을 중심으로 학계 의견과 업계의 의견 등을 종합해 계속해서 수정·보완·검증 작업을 거치게 된다. 올해는 업계의 추천을 받은 사회적기업 35개가 참여하지만 점차 참여 기업 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해 "정부와 민간기업 및 사회적기업계가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실현하는 모델이 나온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최태원 SK 회장이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의 사회적기업 활동을 정리해 발간한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SPC개념을 발전시킨 개념이다.

    최 회장은 저서를 통해 "SPC는 사회적 기업이 얼마만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지 제대로 측정하고 평가해 그에 비례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며 "SPC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에 거대한 선순환을 촉발할 수 있는 방아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SPC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와 연계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사회적 기업의 SPC는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일종의 경제적 보상인 셈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는 고용∙환경∙복지∙문화 등 각 분야의 사회적 성과가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금액으로 계량화되고 그 규모에 따라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면서 "인센티브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 노력에 동기 부여가 되고 다시 사회성과 창출에 재 투자되는 선순환이 일어나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올해 프로젝트 출범에 동참한 35개의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시행 1년 뒤인 내년 4월에는 성과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사회적기업과 청년 창업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재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인센티브에 필요한 초기 재원은 SK그룹이 지원하되, 향후에는 사회적기업,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을 통해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시행 5년 뒤에는 누적 지급액이 700억원 이상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적 지원 외에도 전문 컨설팅이나 대출 등 실질적인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와 의지가 있는 청년들은 KAIST 사회적기업가MBA 과정을 무료로 이수할 수 있으며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등 여러 단체로부터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다 창업이후에는 사회성과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급받은 사회성과인센티브는 개별 기업의 판단 하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SK그룹 최준 상무는 "사회성과인센티브는 R&D, 마케팅, 재투자 등 사회적 가치를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각 기업의 경영자 판단에 의해 사용될 수 있다"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특별한 모니터링이나 제약은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 참여한 사회적기업 동부케어의 진락천 대표는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기업의 본래 목적을 더욱 확실하게 할 뿐 아니라 그를 통해 새로운 미션에 도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사회적기업이 보다 많은 잠재적 고객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토대가 되길 희망한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공동 추진단장 외에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김정열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대표, 프로젝트 참여 35개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사회적 협동조합 대표,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사회적기업들과 학생, 이병태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주요 경영진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