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힐 SC은행장, 회사 646억 적자… 본인은 27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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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장을 대거 거리로 내모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는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현재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하영구 당시 씨티은행장은 대규모 구조조정 중에도 근로소득과 퇴직금을 합해 총 71억6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국내 금융권 CEO 중 최대 금액이다.
하영구 회장은 지난 2013년엔 연봉 28억 원을 수령했다. 2013년과 2014년 2년 동안 무려 100억원을 번 셈이다.
은행권 CEO들만 따지면, 하영구 회장 다음으로 연봉을 많이 챙긴 인물은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으로, 급여와 상여금, 성과금을 합해 33억1100만원을 가져갔다. 금융권 전체로 따지면 37억5200만원을 수령한 김우진 LIG손해보험 부회장이다. 이들이 가져간 연봉은 하영구 회장의 절반에도 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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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술 더 떴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6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SC은행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 17개, 지난해 44개 등 총 61개의 영업점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해 초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마저 내보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초 퇴임한 리처드 힐(Richard Hill) 전 SC은행장은 급여와 상여금, 복리비용 등 명목으로 총 27억원의 금융권 최고 수준 보수를 챙겼다.
이는 총자산이 400조원 안팎인 신한금융지주의 한동우 회장이나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보다 많은 보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대규모 순손실이 나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고액 연봉을 챙기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하영구 회장의 입장을 듣고자 개인 연락처와 집무실로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