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 원재료로 원가 3분의 1이상 절감 효과듀폰 40만t에 이어 세계 2위 도약국내-고부가, 사우디-범용 제품 공략하는 이원화 전략 추구"시프켐 최대주주 자밀그룹과 우호협력 지속할 것"
  • ▲ 한화케미칼-시프켐 합작사 IPC 상업생산 시작 ⓒ한화케미칼
    ▲ 한화케미칼-시프켐 합작사 IPC 상업생산 시작 ⓒ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과 사우디 시프켐(Sipchem, Saudi International Petrochemical Co.)의 합작사 IPC(International Polymers Co.)가 15만t 규모의 EVA(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 시범생산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로써 한화케미칼의 EVA 생산규모는 울산과 여수의 16만t, IPC 15만t으로 31만t을 기록, 엑손모빌 26만t을 제치고 듀폰 40만t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됐다.

    2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사우디 북부 주베일(Jubail) 화학단지 내에 자리한 IPC 공장이 최근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사가 중동지역에서 제품 양산을 시작한 최초의 사례다.

    한화케미칼은 IPC 상업생산을 통해 원가를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절감하는 한편 EVA 생산능력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PC의 생산설비는 원유를 기초로 한 나프타(naphtha)기반이 아닌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을 원료로 하고 있다. 현재 나프타 기반의 에틸렌 국제가는 950달러 수준(2015년 2월 기준)이지만 중동지역의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 가격은 300달러 이하다. 최근 급격한 유가하락으로 인해 에틸렌 국제가가 하향하는 추세임을 고려해도 최소 3분의 1 이상의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IPC가 운영중인 공장은 총 2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EVA/LDPE(저밀도폴리에틸렌) 병산(스윙) 공장이다. EVA를 주력으로 생산하되, 시장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EVA와 LDPE 비율을 얼마든지 조절해 생산할 수 있다.

    현재 IPC에서 생산되는 EVA 제품의 거래처는 이미 확정된 상태이며 한국인 파견인원 3명과 시프켐 인원 등을 포함해 총 50여명의 현지 생산인원이 공장을 관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세계 2위에 달하는 EVA 생산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태양전지 필름, 핫멜트(hot-melt, 접착제) 등 고부가가치의 고함량 EVA 제품 생산을 늘려나가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높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신발용 EVA등 범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을 구사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 ▲ 압둘라만 알 자밀 사우디 상공회의소 의장(좌측)_한화케미칼 김창범 대표_자밀 그룹 압둘아지즈 알 자밀 회장(우측). ⓒ한화케미칼
    ▲ 압둘라만 알 자밀 사우디 상공회의소 의장(좌측)_한화케미칼 김창범 대표_자밀 그룹 압둘아지즈 알 자밀 회장(우측). ⓒ한화케미칼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프로젝트 등 그룹 차원에서 중동지역 투자에 관심이 높다. 김창범 대표는 지난 3월 사우디를 방문해 시프켐사의 최대주주인 자밀(Zamil)그룹의 압둘아지즈 알 자밀 회장과 사우디 상공회의소 압둘라만 알 자밀 의장을 만나 양사간 현재 진행중인 합작사업을 넘어 포괄적 업무협조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자밀그룹과 한화케미칼의 지속적인 우호협력은 향후에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다수의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은 산유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IPC의 상업생산으로 한화그룹의 유화산업이 글로벌 리딩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첫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의 감소, 중국 석유화학 제품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산유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원료 수급의 안정성과 원가 우위를 바탕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PC는 한화케미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석유화학회사인 시프켐과 총 8억달러를 투자해 25:75로 합작한 회사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시프켐과 또 다른 합작 회사인 사우디 스페셜티 프로덕트(SSPC, Saudi Specialty Products Co,)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경에는 SSPC가 플라스틱 몰드 공장의 시범가동을 시작했다. SSPC는 한화케미칼과 시프켐이 25대 75를 투자해 설립했으며 플라스틱 금형 공장은 약 2930만 달러(한화 약 306억원)를 투자해 건설돼 연산 1000t 규모의 플라스틱 몰드를 생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