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찰떡하모니 PH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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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며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친환경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수소연료차 등 형태도 다양하다. 전기모터와 가솔린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만큼 전기·수소차와 같이 100% 무공해는 아니지만, 직접 전기충전이 가능한데다 높은 연료효율 및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PHEV에 대한 인기가 특히 높다.

    이런 상황에 맞춰 폭스바겐도 지난해 11월 독일에서 해치백(트렁크와 뒷좌석이 연결된 형태) 모델 '골프GTE'를 내놨다. 골프GTI(가솔린), 골프GTD(디젤)에 이은 3번째 고성능 GT 시리즈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지난 21일 열린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골프GTE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시승코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파주출판단지까지 왕복 총85km에 달하는 거리였다. 차량 탑승 전 외관에서 오는 느낌은 친환경 느낌을 잘 살린 골프라는 정도(?). 사실 기존 공개됐던 골프GTI 등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차량 그릴의 폭스바겐 로고와 'GTE'라 새겨진 마크가 기존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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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공간도 꽤 여유롭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뒷좌석 무릎공간도 충분했다. 센터페시아 조작버튼 등도 보기쉽게 배치됐고, 각종 마감처리도 깔끔했다. 다만 최첨단 친환경차를 표방함에도 운전석 및 조수석의 높낮이, 앞뒤이동 조작 등이 클래식한 느낌을 준 점은 아쉬웠다.

    이 차량은 기본적으로 E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GTE 모드 등 3가지 모드로 주행 가능하다. 삼청터널을 지나 자유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EV모드 만을 사용해 운전해봤다. E모드란 내연기관의 도움 없이 순수 전기의 힘 만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다. 최대 50km까지 주행 가능한데 출퇴근과 같은 일상 도심생활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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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전기로 달리다보니 풍절음이 일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자랑했다. 힘이 달리지도 않는다. 중간중간이 굽이진 오르막길을달릴 때도 힘차게 내달린다. 100km까지 속도를 내도 흔들림이 없었는데 최대로는 13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드로 달리면 정숙성은 유지한 채 힘은 배가 된다. 답답했다는 듯이 차가 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자유로에 들어서 GTE모드로 변경하니 이 차량은 180도 다른 모습이 된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터프가이였다. 액셀을 눌러주는 동시에 '에에에엥'하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차량이 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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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액셀을 풀로 밟을 시 골프GTE의 속도 계기판이 '부스트(BOOST)'로 옮겨지며 진정한 스포츠 본능이 깨어난다. 150마력의 1.4L 터보차더 4기통 가솔린엔진과 102마력의 전기모터가 동시에 힘을 전달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공식 최고속도는 222km/h인데, 200km/h까지 밟아도 차가 한 쪽으로 쏠리는 느낌은 없었다.

    주행을 마치고 계기판을 확인해보니 연비는 13.2km/l를 기록하고 있었다. 딱히 연비 생각없이 마음껏 액셀을 밟은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괜찮은 숫자였다. 

    전반적으로 도로 상황, 운전 목적에 따라 여러 재미를 주는 차량이라는 생각이다. 직접 핸들을 잡으면 친환경차임에도 생각 이상으로 차량이 힘차게 내달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전기모드 특유의 정숙성은 기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응답성이 더뎠다는 점이다. 액셀을 밟는 순간 즉각즉각 차량이 반응해주면 좋을텐데, 반박자 늦게 차량에 동력이 전달되는 듯 했다.

    이 차량의 국내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독일 현지 판매가격은 3만6900유로(한화 약 4286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