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 막말·노조지부장 홍 모씨 집단따돌림으로 실신 3개월 정신과 치료 진단 받고 약물 복용 치료 중보건노조·홍 모씨,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정서 제출
병원측선 "사건에 대해 금시초문" 모르쇠 일관
  • ▲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3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인천성모병원 집단 괴롭힘 사건 긴급구제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04.23ⓒ뉴데일리경제
    ▲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3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인천성모병원 집단 괴롭힘 사건 긴급구제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04.23ⓒ뉴데일리경제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으로 뜨거웠던 갑질 논란이 가톨릭관동대학교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에서 재연됐다. 이는 지난 3월 발생했던 국제성모병원의 가짜환자 둔갑, 진료비 부당청구 사건 직후 일어난 사건이어서 더욱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인천성모병원에서 30년 이상 근무했던 간호사 홍 모씨(50.여)는 병원 부서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집단괴롭힘을 당해 지난 13일 출근하던 도중 병원 앞에서 실신, 현재 3개월 정신과 치료 진단을 받고 인천 부평구 S종합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에 23일 오전 10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 앞에서 인천성모병원 집단괴롭힘 사건 인권위 긴급구제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7일 피해자 홍 모씨와 보건의료노조는 이학노 병원장을 포함, 기획전략처장 신 모씨, 총무팀장 이 모씨 등 부서장 17명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서에는 △인천성모병원의 집단괴롭힘, 헌법 제10조에 보장한 인격권 침해행위로 동등 인정할 것 △피해자를 피진정인으로부터 격리하고 긴급구제 할 것 △인권침해 재발방지 및 가해자 법적 징계, 손해 배상 권고 등이 담겨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이 같은 비인간적이고 반의료적인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특히 가톨릭 이념에 따라 환자를 진료하는 인천성모병원에서 이런 정신적 학대사건이 일어난 것은 비통한 일이다. 의료윤리와 생명윤리를 뒤로 하고 인권을 유린한 병원의 집단괴롭힘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은 "인천국제성모병원의 진료비 부당 청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같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의 부서장들은 4월 6일부터 10일 사이에 노조 지부장 홍 모씨를 찾아가 언론사 제보 여부를 추궁하며 집단괴롭힘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 ▲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3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인천성모병원 집단 괴롭힘 사건 긴급구제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04.23ⓒ뉴데일리경제

     

     

    인천성모병원 부서장들은 하루 중 아침 9시와 오후 12시, 5시마다 2~3명씩 팀을 이뤄 홍 모씨에게 "언론 보도에 대해 입장 표명을 왜 하지 않느냐", "인증 준비는 제대로 하느냐", "그런 식으로 살면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이야, 너!"라며 언어폭력을 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박 부위원장은 "인천성모병원 직원은 1600명이 넘는데 노조 조합원은 불과 11명뿐이다. 2009년 당시 300명에 가까웠던 노조원의 수가 이같이 줄어든 것은 병원 측의 탈퇴 강요 및 사직 권고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이윤 추구에 노조가 걸림돌이라고 여겨 노조를 해산시키고자 하는데 이는 공익성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3일 뉴데일리경제가 입수한 병원 부서장실에 있던 조합원 명단 아래에는 '니들이 뭘 한 게 있느냐', '분노를 느낀다'. '전투쟁취 노조 박살내자', '미친X' 등의 글이 게재돼있었으며 조합원 인명 사진에는 근조 표시가 돼있었다. 홍 모씨의 사진에도 근조 표시와 함께 욕설이 적혀있음을 확인했다. 

     

    또 휴가를 부여치 않고, 3개월마다 부서 이동을 시키는 등 조합원들의 업무를 방해해 온 사실도 적발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인천성모병원 집단괴롭힘 사건을 계기로 병원내 폭언, 폭행, 성희롱, 집단괴롭힘 등을 근절키 위한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인천성모병원 관계자는 이에 "사건에 대해 금시초문이다. 사건을 정확히 정리한 후 얘기하겠다"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 ▲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가 3월 26일 오전 11시 30분, 국제성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비 허위청구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가 3월 26일 오전 11시 30분, 국제성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비 허위청구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