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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태양광 모듈을 오는 6월 중 일반에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셀 위에 수십 개의 점선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만든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지난해 말 개발해냈다.
태양광 모듈(사진)은 가정용 제품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 개 모듈 내 60개 또는 54개의 셀이 오밀조밀하게 박혀있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태양광 모듈은 셀 위에 모두 4개의 줄이 그려져 있으며, 이 줄은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의미한다. 웨이퍼를 잘라 셀을 만들 때 은(銀) 소재로 된 전극을 입히게 되는데 이때 이 줄이 그어지는 것이다.
은 소재를 덮어씌우는 모양을 본 떠 '리본 타입'이라고 부리기도 한다. 현재 줄 숫자가 3줄에서 4줄로 늘어난 것도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기서 LG전자는 혁신을 이뤄냈다.
셀 숫자를 수십 개로 늘리는 것도 모자라, 이 줄을 모두 얇은 점선 형태로 바꿔 서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전기가 흐를 수 있는 길을 최대한 많이 열었다.
전기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늘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느다란 점선을 이어붙이는 방식은 세계 최초"라며 "기존 에너지업계 방식과 차별화를 통해 성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살렸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최근 열린 태양광 모듈관련 전시회에서 비공개로 이 제품이 봤다"면서 "당시 LG전자 측에서 6월 중 공식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LG전자는 태양광 사업에 계속 힘을 주고 있다. 이는 태양광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생각하는 구본준 부회장의 뜻과도 같은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태양광 모듈의 에너지 효율 1%를 높이는 데 적어도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인데 LG전자는 불과 3~4달 만에 1%를 훌쩍 뛰어넘는 등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다.
특히 지난 2월에 내놓은 신제품(Mono X)의 경우, 모듈 한 판에 들어가는 셀 숫자를 60개에서 54개로 줄이면서도 출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보통 셀 숫자가 곱하기, 셀 한 개 당 원가로 판매가격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제품은 태양광 모듈 기준 국내 최고 효율의 250W(와트) 출력을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만 놓고 보면 이미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며 "다만 글로벌 발전사 등 주요 고객에 대한 영업망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태양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이후 막대한 초기 투자비를 쏟아 부은 결과 지난해 3·4분기부터 계속 흑자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