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2위 삼성물산·현대건설, 시장기대치 하회해외사업 손실, 담합 과징금 등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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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건설사들이 부진한 성적을 내며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마쳤다. 국내 주택시장 개선에 따른 건설사의 이익률 개선이 기대됐지만, 해외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영업(잠정)실적을 공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삼성물산은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적표를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7.7% 줄었다. 그나마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성적을 보면 건설부문의 부진이 예상보다 컸다.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은 전년 동기 6617억원 매출에서 4260억원으로 35.6%나 급감했다. 플랜트도 6221억원에서 5771억원으로 7.2% 줄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싱가폴 SLNG, 중국 시안반도체 등 대형 사업이 준공되면서 (1분기)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도 부진했다. 1분기 1조4000억원을 기록, 회사 목표인 15조7000억원을 달성하려면 2분기에 대규모 추가 수주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사업지 매출 증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호주 로이힐 매출이 더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삼성물산측은 "2분기부터는 사우디 리야드메트로, UAE 원전, 사우디 라빅2 등 해외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면 매출 증가와 이익률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해외사업지 손실이 반영되면서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마덴사업지에서 400억원 규모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의 오만 가스플랜트에서 350억원의 손실도 반영됐다. 여기에 과징금 408억원도 발목을 잡았다.

     

    해외수주도 부진했다. 별도 기준으로 1분기 신규수주는 1조1000억원에 그쳤다. 연간 목표는 16조원이다. 

     

    1분기 매출액은 3조9432억원, 영업이익 2007억원, 당기순이익 1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 6.9% 성장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6.1% 줄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분기 왕십리뉴타운3구역, 창원감계힐스테이트 2차,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 등이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며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이 반영되고 부동산 경기 호조세에 따른 주택공급도 확대되면 향후 영업실적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주택부문 이익률 개선에도 해외부문 손실이 커 시장 기대치 이하의 성적을 냈다. 영업실적은 매출액 2조1932억원, 영업이익 639억원, 당기순이익 2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나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일부 해외 현장에서 공사원가율이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손실이 발생한 현장은 UAE RRE(400억원), 동남아 건축(200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2010~2012년 저가 수주한 현장의 손실 처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주택부문은 주택시장 개선, 준공사업지의 준공차익, 2013~2014년 신규분양 증가 등으로 예상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주택부문의 매출은 7240억원으로 1분기 매출신장을 주도했다.

     

    해외사업으로부터 자유로운 현대산업개발 역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544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저마진 자체현장의 준공 이월과 고마진 자체현장의 낮은 공정률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규 주택사업지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주택 자체사업 매출총이익률을 보면 전분기 대비 15.5%나 줄어든 10.7%를 기록했다. 전분기에는 아산 용화 준공차익이 있었다.


    두산건설은 기자재부문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나 급감했다. 매출액도 -11.8%, 당기순이익은 -72.9%를 기록했다.

     

    매출은 메카텍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차입금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비용이 늘어난 결과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미분양 사업장 매각에 따른 대손충당금 100억원 가량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소폭 개선된 성적이다.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진 속에서 대림산업은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32% 역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5.72% 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도 120.61%나 상승했다.

     

    주요인은 본사 유화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 DSA(사우디) 법인의 영업손실이 190억원으로 축소됐고 자회사인 삼호의 지분법이익이 전년보다 30억원 늘었다.

     

    해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올해 준공 예정인 쇼아이바, MFC, Isocynates, Elastomer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Isocynates 현장 화재로 입은 380억원의 손실은 2분기 비용 보상이 기대된다.

     

    GS건설도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시현했다. 분양시장 개선에 따른 주택·건축부문 이익 개선세가 반영된 결과다.

     

    1분기 매출액은 2조3160억원, 영입이익은 2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49% 늘었다. 특히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이 각각 29%, 22% 늘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건설사 중 유일하게 2조원이 넘는 신규수주도 기록했다. 고덕주공6단지(3860억원) 등 도시정비사업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사강변리버뷰자이(2670억원) 등 자체사업까지 더해져 건축·주택부문에서만 1조915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외형성장보다 선별 수주 등을 통한 내실경영에 주력한 결과"라며 "다양한 수익성 확보 노력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시장에 증명해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해외사업장 손실에도 시장 기대치 수준의 성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16억원, 당기순이익은 124억원을 기록했다. 사우디 CO2 프로젝트 공기지연으로 200억원 규모의 준공손실이 발생했다.

     

    2분기 영향을 미칠 만한 사업장은 사우디 샤이바와 얀부3 발전 프로젝트다. 샤이바는 공정률이 98% 내외로 공사 지연 가능성은 있지만, 추가 손실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얀부3 발전은 오는 5월 계약변경 관련 협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