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장은 포화상태... "신규사업자 긍정적 변화 가져오기 어려워"시장급변 상황 속 기존 방식 경쟁력 없다... "실패 시 사회적 비용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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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으로 제4이통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 거론되자 이동통신 업계는 일제히 회의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견제에 나섰다. 

시장 성장이 정체된,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경쟁 촉진을 일으키기는 커녕 이전과 같은 단말기 지원금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경쟁 수준의 가입자 갉아먹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달 안에 제4이동통신사에 대한 허가 기본계획 및 지원방안을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 모두 성공 가능성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보였다.

제4이통을 통해 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성화 되고 경쟁이 촉진되기 보다 기존까지 진행돼 온 출혈 경쟁을 일으키는 한계를 이내 드러낸다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채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닌 고객을 위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현 사업자들도 요금 인하와 수익성을 사이에 두고 고민하며 사업자 간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 과연 제4이통이 우리와 다른, 차별 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가계통신비 인하에 도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 진입한 사업자가 가계통신비 인하 여력이 있겠냐는 것이다. 

통신 장비와 기술 관련 투자에 있어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사업자가 가입자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 조원에 이르는 망 투자비를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지속해야 하는데다 이통사와 경쟁할 상품과 서비스 출시까지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5G로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LTE 기술 경쟁만 한다는 것은 소모적인 일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성장하는 시장이라면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와 키우는 것이 맞겠지만 과포화된 시장에서 기존과 똑같은 것을 하기에는 이미 너무 치열하다"며 "제4이통으로 시너지가 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정돼 가고 있는 시장에 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또 다시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것과, 제4이통이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면 결국 거대한 사회적 손실과 혼란만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시장 안착을 위해 필요한 매출을 확보 정부가 이를 고려, 지원책을 펼치는 것 역시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불만스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알뜰폰 업계 역시 이통사들과 입장을 같이 했다.

정부가 추진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알뜰폰이 실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와중에 정책 방향이 겹치는 제4이통이 굳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게다가 알뜰폰이 망투자 없이 저렴하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원함에도 누적 적자 등으로 경영 상황이 어려운데 시설 및 기술 투자가 필수적인 제4이통이 가능할지 의아해 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과 브랜드, 가격 등으로 앞서든지 해야 하는데 가능하겠냐"면서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실패만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는 알뜰폰과의 경쟁상대가 아닌, 또 다른 이동통신사가 들어오는 것으로 보고 기존 이통3사가 진행해 온 대로 망을 밀려주고 유통망을 공유하는 등의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봤다. 역시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그에 따른 안정적인 망 서비스 등에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제4이통 허가를 주관하는 미래부 역시 허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시장 경쟁을 유도하려는 포석인 만큼 성공 가능성이 있어야 허가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우리도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이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알뜰폰과 제4이통은 별개이며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을 갖춘 사업자가 들어온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우리뿐 아니라 아들 세대로까지 이어지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