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사장, "올 세탁기 전년 대비 50% 늘려 1500만대 판다"크리스털 블루 도어 밀레 아성 깨고... "고급 세탁기=삼성' 방정식 만든다"
  • ▲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WW9000). ⓒ삼성전자.
    ▲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WW9000). ⓒ삼성전자.


    삼성전자 드럼세탁기가 유럽시장에서 파죽지세의 상승 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쯤 새 제품을 이례적으로 선보이며 확고한 입지 다지기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해마다 상반기에만 드럼세탁기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뚜껑이 위에 달린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세탁기를 각각 1개 종류씩 연초에 선보이며 한해 농사를 지어온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존 틀을 깨고 9월에 새 제품을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유럽시장에서 철옹성 같은 존재로 군림하던 세탁기 전문업체 '밀레'의 아성을 깨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GfK'가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유럽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1년 만에 점유율을 지난 2013년 1%대에서 지난해 15%로 크게 끌어올렸다.

    무려 9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전통의 강호 밀레는 삼성전자의 맹공에 눌려 점유율이 10% 넘게 빠졌다.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크리스털 블루 도어(WW9000)'의 인기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

    연초에 신제품을 풀어놓고 장사를 하던 과거 공식을 깬 게 시장에서 제대로 먹힌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세를 몰아 올해 목표를 당초 최대 판매치보다 1.5배나 높게 잡은 것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올 초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세탁기가 1000만대 이상 팔렸다"며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의 놀라운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는 최대 1500만대까지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결국 삼성전자가 이 같은 그림을 완성하려면 새 제품 출시라는 카드를 뽑아 들 수밖에 없다.

    윤부근 사장 역시 "올해 중 또 다른 드럼세탁기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토하고 있다"고 답해 신제품 출시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는 현재 영국과 포르투갈을 비롯한 유럽 소비자 평가 잡지들로부터 잇따라 극찬을 받으며 주가를 한껏 끌어 올리고 있다.

    실제 영국의 소비자 잡지 위치를 비롯해 프랑스 크 슈아지르, 이탈리아 알트로컨슈모, 스페인 오시유 콤프라 마에스트라, 스웨덴 라드앤론, 포르투갈 데코 프로테스테 등이 올 초에 진행한 드럼세탁기 성능·디자인 평가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앞다퉈 1위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가을쯤 신제품이 나온다면 목표치 1500만대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며 "내침김에 밀레를 밀어내고 '고급 세탁기하면 삼성'이라는 방정식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