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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에 해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컬라이제션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현지화(localization)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권 회장은 14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CEO레터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월마트와 인도에서 자리잡은 유니레버의 사례를 들며 "글로벌화의 성패는 현지화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출 기준 세계 1위 기업 월마트는 1996년 중국에 진출하며 단번에 중국 유통업계를 평정할 수 있었다. 미국서 입증된 효율적인 조달·물류·판매 시스템인 '월마트 웨이'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신선식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맞추는 데 점차 뒤처졌고 결국 화룬완자나 용후이 같은 토종 업체들에게 밀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은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는 1951년 인도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래 현지 사정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며 "우선 소용량 제품 팩을 개발,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8억 명에 달하는 극빈층 소비자를 공략했고, 농촌 지역의 여성 인력을 소매 거점으로 활용해 인도의 취약한 유통환경을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유니레버는 인도에서 꾸준히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진출 국가별 특수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글로벌 사업의 통일성이 저해되겠지만, 통일성에만 집착하다 현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며 "결국 글로벌 통합과 현지 적응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양자 간 조화를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그룹은 외형상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49개 국가에 진출해 있고, 현지 인력이 차지하는 비율도 41%에 달한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61% 수준"이라면서 "아직 양적 측면의 글로벌화에 비해 질적 부분에서는 아직 노력할 것이 많다. 해외 각 지역의 생산·판매·서비스 체계가 보다 더 현지밀착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은 '포스코 더 그레이트'의 필수 조건"이라며 "포스코그룹의 모든 임직원은 다양성과 개방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현지 사회와 윈윈하는 자세를 가져주시기 바란다. 포스코 고유의 DNA가 현지에 적응하면서 더 우월한 유전자로 진화해나갈 때 위대한 포스코를 재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