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AMOLED 모듈 공장 가동…스마트폰 일괄 생산체제 구축

삼성이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일괄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베트남은 중국보다도 인건비가 6~7배가량 저렴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최근 모듈 공장을 세웠고, 이번 2분기(4~6월) 중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들은 주변에 위치한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으로 옮겨져 수출상품으로 재탄생한다.

베트남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가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웬성에 대규모 휴대전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휴대폰의 절반가량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

이와 함게 박닝성 옌퐁단지에서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후공정 가운데 한 부분을 담당하는 모듈 공장이 2분기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시험가동 중이다. 후공정은 디스플레이가 시장으로 나가기 전 마지막 단계라고 보면 된다.

베트남은 1980~90년대 우리나라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 인건비는 중국과 비교해 6배 정도 저렴하지만 양질의 노동력을 얻을 수 있다. 베트남 진출 기업 입장에선 질 높은 제품을 싸게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9000만명에 달하는 베트남 전체 인구 중 절반 정도가 20~30대 이하 젊은 층이어서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도 크다.

삼성은 이 같은 베트남 일괄 생산체제를 통해 AMOLED 생태계를 크게 넓힐 방침이다. 앞선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 액정디스플레이(LCD)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AMOLED는 휘어진다는 특성을 갖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양측 테두리가 곡면 형태로 굽어진 갤럭시S6 엣지가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AMOLED 시장은 사실상 삼성이 나홀로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사가 엄두도 못 낼 만큼 앞선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온 것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레노버와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도 AMOLED 제품 양산에 뛰어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스마트폰 생산거점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글로벌 제조사들이 눈독 들이는 베트남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이번 모듈공장 상업생산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