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철수 7만t급 한국 시장 투입 검토…국내 업체 위험 부담은 줄어해수부 "국내 항구 모항으로 코스 개발하면 적극 승인"…지자체, 관광상품 개발선상 카지노 내국인 출입 허용 추진…사행산업 확산·강원지역 반발 등 마찰
  • ▲ 이탈리아 크루즈선박인 '코스타 아틀란티카'가 2월 부산항크루즈터미널에 도착해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연합뉴스
    ▲ 이탈리아 크루즈선박인 '코스타 아틀란티카'가 2월 부산항크루즈터미널에 도착해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연합뉴스


    연내 국적 크루즈(유람선) 선사 출범에 앞서 외국 크루즈 선사와의 합작회사가 선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5 크루즈 유치 설명회에서 이탈리아 국적선사인 코스타크루즈 헬렌 황 아시아 지사장이 '한국에서 원하는 사업자가 있으면 합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코스타크루즈사는 11만t 이상 대형 유람선으로 사업 중심을 옮기면서 7만t급 유람선은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며 "한국 사업자와 손잡고 이런 배를 한국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 있어 우리와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고 부연했다.


    국내 업자들이 사업을 벌일 때 배가 작으면 쉽게 진출하기 힘들고 큰 배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위험 분산을 위해 외국 크루즈 선사와 합작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 국장은 "국내 업체가 51%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국적 선사로 볼 수 있다"면서 "(물론 코스타크루즈사가) 독자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타크루즈는 제주항로에 코스타 아틀란티카호와 코스타 빅토리아호, 코스타 세레나호를 운항하고 있다.


    해수부는 이번 설명회에서 코스타크루즈를 비롯해 외국 선사들이 인천, 속초 등 우리나라 항구를 모항(관광이 시작되는 항만)으로 하는 신항로를 만들면 적극적으로 승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제주-일본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김양수 해수부 대변인은 "이번 설명회에서 제주·부산·전남·강원·인천 등 5개 지방자치단체가 (크루즈산업 관계자들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며 "관광객이 배에서 내려 즐길 수 있는 볼거리, 먹을거리를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을 관심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외국 선사와의 합작회사 설립, 국내 항구를 모항으로 하는 코스 개발은) 우리나라 국적선사 출범을 위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펼 때 중요한 순간이 있는데 황금시간을 잘 살려서 (크루즈 산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국적 크루즈선을 늦어도 내년 초 띄우기 위해 현재 3∼4개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


    특히 유 장관은 국적 선사가 외국 선사와 경쟁하려면 선상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로 조만간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도박 등 사행산업 확산에 따른 부작용과 강원랜드 등 강원도 폐광지역의 주민 반발이 거세 추진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유 장관을 비롯해 해수부와 부산·제주 등 5개 지자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 등 한국 대표단 60명은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크루즈 유치 설명회를 열고 지역 관광상품 등을 홍보했다. 유 장관 등 대표단 30여명은 21일 상하이에서 11만t급 크루즈선 코스타세레나호를 타고 제주로 돌아오며 크루즈 관광을 체험했다.

  • ▲ 이탈리아 크루즈선박인 '코스타 아틀란티카'가 2월 부산항크루즈터미널에 도착해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