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유력후보…독과점 논란 '우회로'
  • ▲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현대산업개발
    ▲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현대산업개발


    서울 신규 면세점 쟁탈전이 다음 달 1일 막이 오른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권 3곳 중 대기업 몫 두 자리가 어디로 가느냐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유통공룡'들의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미 출사표를 낸 대기업들은 롯데면세점, 이랜드,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모두투어 등 합작법인, 현대산업-호텔신라 합작법인, SK네트웍스(워커힐), 한화(갤러리아) 등으로 이들은 막바지 서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쏠린 업계 관심을 고려해 준비기간을 통상 3개월에서 4개월로 늘이고, 이례적으로 세부 심사 평가항목까지 공개했다. 총 1000점 가운데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 △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150점)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합산해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할 세관에서 일차적으로 서류 검토 작업을 거친 뒤 10~15명 내외로 특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평가를 시작하게 된다"며 "경쟁력 있는 대규모 면세점을 세우겠다는 취지에서 추가 특허 발표가 이뤄진 만큼 이는 평가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마감일은 1일 오후 6시다. 입찰에 나서는 기업들은 마지막까지 전략을 일부 수정, 보완하는 등 치열하게 눈치작전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 이부진 독자생존 능력 시험대…'독과점 논란' 넘고 승자될까

     

  • ▲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현대산업개발



    국내 기업들이 경기가 어려워지고 미래 먹거리 사업 찾기에 신경이 곤두서면서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공고에 기업들의 신청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대형마트·아웃렛 등 오프라인 쇼핑이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서울 지역 면세점은 중국 관광객의 매출이 커 아직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이러한 현실에 발맞춰 기존 유통 기업뿐만 아니라 아직 면세 사업권을 갖고 못한 대기업들도 대거 뛰어 들고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현대산업-호텔신라 합작법인은 이 부진 사장의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시각에 업계의 집중이 더욱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행로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을 따낸다면 이 사장은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하면서 오너 경영자로서 힘을 받을 수 있고,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유통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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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현대산업-호텔신라 합작법인이 면세점 특허를 따내려면 '독과점 논란'을 넘어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 신라는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의 26.5%를 차지했고, 19.9%의 지분을 가진 동화면세점까지 포함하면 호텔 신라의 점유율은 33.2%에 이른다. 호텔신라가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은 것도 이를 피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앞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일찌감치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한류·관광·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서울 면세점 사업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