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자 "최저시급보다 못한 급여에 잡일만" 불만 고조"또 다른 스펙으로 정착될까" 취준생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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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턴 채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체험형 인턴' 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아이디 **045는 "최처시급보다 못한 급여로 잡일이나 좀 체험하다 왔다"며 "그 시간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버는게 낫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다른 지원자는 "기업들이 체험형 인턴 교육프로그램 조차도 준비하지 않고"있다"며 "같이 들어온 취업준비생들끼리 하루종일 잡담만 하다 퇴근한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체험형 인턴이란 지난해부터 시범운영된 인턴제도로 말 그대로 '직장 맛보기용 인턴'을 말한다. 이 제도는 기재부가 지난해 청년에게 해당 직무에 대한 역량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상설한 직장 체험프로그램이다. 지원자격은 대학 재학생 및 휴학생이며 보통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단기간 진행된다.

    하지만 이 제도는 채용이 사실상 보장된 취업형 인턴과는 달리 정규직 전환불가라는 전제조건을 내걸어 단순 아르바이트 대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인턴 경험자 "최저시급보다 못한 급여로 잡일 체험" 불만 늘어

    실제로 체험형 인턴에 최저시급을 준수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현재 체험형 인턴을 모집 중인 한 공기업에선 체험형 인턴 근로자에게 1달에 세전 80만원 가량의 급여를 지급한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3840원인 셈이다. 최저시급(558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기재부 한 관계자는 "체험형 인턴 같은 경우 권장 보수 수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강요사항은 아니다"며 "해당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자리에 목말라하는 청년들의 상황을 악용하는 일명 '열정페이'에 가까운 교육훈련 프로그램 등에 대한 관리·감독과 참여 공기업에 대한 법적 책임 기준 등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채용형이 아니다보니 제대로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체험형 인턴을 수료한 A씨는 "정해진 인턴 교육 과정 프로그램이 없었다"라며 "동기들끼리 시간만 때우다 수료증만 받아왔다"고 밝혔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에 "회사 측에서도 체험형 인턴은 도움이 되지 않는 인력으로 본다"며 "해당 직무에 대한 일은 가르치지는 않고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경험만 시켜주는 수준"이라고 실토했다. 


  • ▲ 한 취업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이 '체험형 인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한 취업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이 '체험형 인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대다수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체험형 인턴 지원한다"


    이와 같이 이 제도는 질적인 부분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청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체험형 인턴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기업 취업준비생인 B씨는 "남들 다 하는데 또 안할 수도 없는 노릇"며 "결국엔 우리에게 요구하는 또 다른 스펙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체험형 인턴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스펙의 연장선상으로 조직문화 경험 등의 순기능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행법상에서 체험형 인턴에 대한 보호가 부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현재 체험형 인턴은 시행 시기가 얼마되지 않아 보완해야할 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라면서 "실제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로 정착시키도록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